노무현 대통령은 16일 "임기내에 한국의 부패지수를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대외개방도와 정부효율성 관련지수는 두 배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한국CEO포럼' 소속 전문경영인 38명을 청와대로 초청한 오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은 "대선 당시 '신주류' 논쟁이 있었고 나는 신주류 쪽이었다"고 회고하면서 "불합리한 기득권에 기초하지 않고 합리주의 사회를 실력으로 열어가며 성공을 하고 일가를 이루는 여러분과 같은 전문경영인(CEO)들을 '신주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상용 연세대 교수는 "우리 사회의 고령화와 낮은 출산율 등을 고려할 때 경제활동 인구가 충분한 기간은 앞으로 10년 정도"라며 "분배를 위해서도 최소한 10년간은 고성장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간담회는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으면서 2시간50분간 계속됐으며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윤진식 산자부,권기홍 노동부 장관과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이정우 청와대 정책실장,권오규 정책수석,조윤제 경제보좌관이 배석했다. 다음은 참석자들의 발언 요지. ◇윤병철 우리금융 회장(한국CEO포럼 공동 회장)=투명하고 공정한 사회,선진국으로 가는 걸림돌을 제거하는 데 정부가 노력한다면 2만달러 시대가 열린다고 생각한다. ◇조왕하 코오롱 부회장=단기적 경기회복을 위해 구조조정을 미뤄서는 안된다. 구조조정은 졸속보다 실기(失機)가 더 나쁘다.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정부와 민간 CEO들이 '룩 차이나(Look China·중국을 보라)'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국내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 노력해야 한다. 고신뢰 고기술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중국의 도전을 뿌리쳐야 한다. ◇이명우 소니코리아 사장=1980년대 국민소득이 영국의 반에도 못 미치던 아일랜드가 투명경영과 외국인투자 유치 등으로 결국 영국을 추월했다. '글로벌 스탠더드'의 조기 정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강석진 CEO컨설팅 회장=중국이 급부상하고 있다. 앞으로 2∼3년내 기업경영 환경이 획기적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동북아 경제중심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는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김충세 한국알카텔 사장=천연자원과 저렴한 노동력 면에서는 중국과 경쟁할 수 없지만 많은 외국기업들이 한국의 정보기술(IT)과 서비스 분야 발달에 관심을 갖고 있다. 보다 개방적인 자세로 외국기업의 연구센터 합작회사 등을 유치하면 동북아 허브의 기반을 다질 수 있다.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대표=소프트웨어의 정부조달 단가가 시중가격보다 현저히 낮아 소프트웨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정부 스스로 의도와는 달리 시장을 축소 왜곡시키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서두칠 이스텔시스템즈 사장=노사관계는 한국 경제가 풀어야 할 최대 과제다.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 CEO는 사명감과 소명의식을 갖고 열린경영 투명경영을 확실히 해야 한다. 노조는 타협하고 이해하려 노력해야 하며 정부는 노사 어느 한쪽에 편향되지 않은 공정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 허원순ㆍ권영설 경영전문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