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알쏭달쏭 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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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4시께.정보통신부 공보관은 이례적인 사안을 언론의 마감시간이 임박한 이례적인 시간에 발표했다.
이날 배포된 자료는 하루 전인 15일 밤 진대제 장관이 ㈜LG의 강유식 부회장,정홍식 통신사업 총괄사장과 만나 하나로통신 문제와 관련해 대화를 나눈 내용이었다.
정통부가 발표한 진대제 장관의 발언 요지는 "LG가 하나로통신이 추진한 외자유치를 막고 유상증자안을 제안한 만큼 주총에서 증자안이 통과되면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도록 노력하고 부결되더라도 하나로통신의 경영이 안정될 수 있도록 모든 대책을 LG 책임 하에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진 장관의 발언은 여러 가지 의문을 낳았다.
우선 하나로통신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해온 LG측의 손을 들어준 것인지,아니면 LG가 하나로통신의 외자유치를 무산시킨 것에 불만을 표한 것인지 명확하지가 않았다.
또 진 장관이 이 자리에서 "그동안 정부가 하나로통신 이사회 결정에 중립을 지켜온 것처럼 앞으로도 중립적 입장을 지킬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LG가 책임져라"는 식으로 개입하고 있다.
민간기업의 경영진을 면담한 내용을 언론에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절차를 밟은 것도 그랬다.
더욱이 전날밤 있었던 대화 내용을 하루가 지나 발표하면서 언론의 마감시간에 임박해서야 내놓은 의도도 궁금증을 더해줬다.
고광섭 공보관은 "LG측에 결자해지의 자세를 취할 것을 요구한 것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하나로통신의 경영정상화가 조기에 이뤄져야 한다는 정부의 의지를 천명한 데 무게를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신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은 의외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진 장관이 LG에 하나로통신을 맡긴다는 뜻을 확고하게 밝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정부의 중립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LG의 하나로통신 인수를 견제해 왔던 측에선 이날 진 장관과 LG경영진 간의 대화를 공개한 것에 대해 오는 8월 5일 열릴 하나로통신 주총을 앞두고 '이게 정통부의 생각'이라는 메시지를 하나로통신의 주주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언론플레이'로 단정하는 분위기였다.
윤진식 산업부 IT팀 기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