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을 무상소각하는 거래소 상장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일부 상장사들이 대주주 등을 위해 '특혜성 신주인수권'을 발행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17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7월 들어 모토조이 필룩스 아인스 등은 CB나 신주인수권을 만기 전에 매입해 무상소각했다. 이들 주식 관련 사채는 모두 소수의 투자자들이 전량 인수한 데다 현재 전환가격이 발행 당시보다 낮아진 상태여서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일반주주들의 피해가 우려됐었다. 모토조이는 최근 20억원어치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붙은 신주인수권을 따로 떼내 3억4천만원에 매입한 뒤 소각했다. 신주인수권이 그대로 행사될 경우 발행주식 수의 14.1%에 해당하는 4백만주가 증시에 새로 상장돼 물량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란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필룩스도 40억원어치의 BW에 달린 신주인수권을 2억9천만원에 사들여 소각했다. 신주인수권이 행사될 경우 새로 발행될 물량은 4백93만주로 상장주식 수의 30.4%에 달한다. 필룩스 관계자는 "행사가격이 발행 당시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물량 부담이 커졌다"며 "주주 보호 차원에서 무상소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인스의 경우 이달 초 22억3천만원어치의 전환사채를 무상소각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