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이란?..CEO들 독특한 철학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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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CEO)의 경영능력은 기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다.
뛰어난 CEO들의 독특한 경영방식은 그래서 항상 화젯거리가 된다.
대기업 전문경영인층이 두터워지면서 최근 다양한 화법과 비유를 동원해 자신의 경영철학을 설파하는 CEO들이 늘고 있다.
CEO들의 경영론은 스스로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지만 주변에서 독특한 경영 스타일에 대해 별칭을 붙여주면서 해당 CEO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LG전자에선 요즘 디지털어플라이언스(DA) 사업본부장인 김쌍수 부회장의 '주먹밥론'이 화제다.
주먹밥론은 김 부회장이 지난 5월말 한양대 공대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영혁신 강의에서 "진수성찬처럼 나열된 정보를 '주먹밥'같은 복합적 사고로 단순화시켜야 한다"고 역설한 이후 사업부를 중심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김 부회장은 "중국기업들의 저가품 공세에서 우리 기업은 강한 실행력을 통해 성장을 가속화해야 하는데 강한 실행력은 의사결정 단계를 최소화하는데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즉 복잡한 제조 공정을 줄이는 것 자체가 혁신이라는 게 주먹밥론의 요체다.
LG전자의 또 다른 사업부문인 디지털 디스플레이 앤 미디어(DDM) 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우남균 사장의 '회전초밥 경영'도 자주 회자되고 있다.
회전초밥 경영이란 회전판을 둘러싸고 돌아가면서 먹는 회전초밥처럼 직원들이 상하를 막론하고 격의없는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일종의 '참여경영'을 말한다.
우 사장은 '혼자 결정하겠다'는 생각보다 동료간 파트너십을 통해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나갈 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보고 최근 사업본부회의나 간담회 등을 통해 '회전초밥 경영'을 강조한다.
삼성전기 강호문 사장은 취임 후 줄곧 '쇼트트랙론'을 전파하고 있다.
쇼트트랙론이란 동계스포츠에 강하지 않은 우리 나라가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선택과 집중 때문이며 삼성전기도 이같은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요지.
강 사장은 쇼트트랙론을 역설한 뒤 생산품목을 대폭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인쇄회로기판과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광픽업 등 몇가지 제품을 집중 육성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삼성SDS 김인 사장은 최근의 IT(정보기술) 경기 불황을 연어가 거슬러 올라가는 강줄기에 비유하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그는 "연어가 생동감 넘치는 몸짓으로 상류에서 거세게 밀려오는 물줄기를 올라가듯 우리도 열정과 에너지를 가지고 좀체 살아날 줄 모르는 IT 경기 불황을 이겨나가자"고 강조한다.
이밖에 삼성테스코 이승한 사장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기업의 각 부문이 나름대로 맡은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도록 이끌고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CEO 역할의 핵심"이라는 '예술경영론'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