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부실과 SK글로벌에 대한 충당금 적립으로 은행권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작년 상반기보다 절반 이상 감소했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15개 시중 및 지방은행의 올 상반기 순익은 총 1조9백여억원에 그쳐 작년 동기의 2조8천5백97억원보다 6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작년 상반기에 1조1천6백40억원의 순이익을 냈던 국민은행의 경우 올 상반기 순익은 많아야 1천억원, 최악의 경우 적자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상반기 1천9백35억원의 순익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작년 같은 기간(3천60억원)보다 36.7% 감소한 수치다. 오는 9월 신한금융지주 계열사로 편입될 예정인 조흥은행은 상반기에 카드부실이 심화된 데다 파업까지 겹쳐 순손실이 1천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SK글로벌에 대해 49%의 충당금을 쌓은 하나은행은 상반기 순익을 1천5백억원으로 추산했다. 외환은행은 하이닉스에 대한 충당금을 1분기에 대거 반영, 2분기에는 7백억원 안팎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1분기중 1천9백15억원의 손실을 냈기 때문에 상반기 전체로는 1천2백억원대의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연법인세 상환부담으로 지난 1분기 6백39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제일은행은 2분기중 소폭의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반기 적자는 불가피해 보인다. 기업은행과 한미은행은 상반기 순익이 각각 1천억원, 4백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이 상반기 5천6백52억원의 순익을 내 유일하게 작년 동기보다 늘어났다. SK글로벌에 대한 여신이 거의 없는 지방은행의 사정은 비교적 나았다. 지방은행 전체적으로 상반기 2천2백91억원의 순익을 올려 작년 동기(2천7백82억원)보다 17.6% 감소하는데 그쳤다. 대구은행이 상반기 4백20억원, 부산은행이 5백10억원으로 작년보다 줄었지만 전북 광주 경남은행 등은 모두 늘었다. 특히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인 광주 경남은행의 실적이 크게 호전됐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상반기중 5천억원의 순익을 무난히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