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그레이트 오션 로드'] 쉿~ 바위가 된 12使徒가 해수욕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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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 오션 로드.
호주가 자랑하는 해안도로 이름이다.
빅토리아주 남부 지롱에서 와남불까지 장장 8백리.
때로는 위태로워 보이는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그 먼 길가의 풍광이 압권이다.
그래서 시드니항, 에어즈 록,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와 함께 호주의 4대 비경으로 꼽힌다.
요즘은 낮 최고 15도 안팎의 쌀쌀한 겨울.
이국의 자연체험뿐만 아니라 피서 여행지로도 제격이다.
이 해안도로를 배경삼아 찍은 한 신용카드 회사의 CF 카피처럼 (그레이트 오션 로드로)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멜버른에서 프린세스 고속도로를 따라 1시간 정도 달리면 빅토리아주 제2의 도시인 지롱에 닿는다.
지롱 바로 옆 토키에서부터 그레이트 오션 로드가 시작된다.
토키는 세계적인 서핑 명소.
특히 이 지역의 벨비치는 영화 '폭풍속으로'의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그 거대한 파도를 자랑하는 곳이다.
오트웨이 산맥을 끼고 달리면 조용한 포구마을 아폴로 베이가 보인다.
곧 오트웨이 국립공원이 펼쳐진다.
오트웨이 국립공원은 호주의 야생동물들이 활개치는 지역.
부시워킹, 승마 또는 4WD 투어를 즐길 수도 있다.
낮에도 어두컴컴한 숲에 이어 해안절벽이 나타나고 그림 같은 길이 앞으로 앞으로 달린다.
예전에는 이 지역에 접근하기 어려웠다.
지롱시에서 소통을 위해 길을 뚫을 구상을 했고, 1차 세계대전 후 귀향한 참전군인 3천여명을 투입해 삽과 곡괭이만으로 길을 닦았다고 한다.
오트웨이 국립공원에 이어 포트 캠벨 국립공원이 펼쳐진다.
호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립공원중 하나다.
그 중앙에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얼굴 격인 '12사도상'이 있다.
파도에 침식된 해안절벽이 떨어져 나와 우뚝한 바위섬 무리로 남아 있게 된 곳이다.
그 바위섬들을 예수의 12제자에 빗대 이름붙였다고 한다.
허리 높이의 풀로 뒤덮인 평원의 길 옆에 자리한 휴게소에서부터 잘 조성된 탐방로를 따라 해안전망대로 가면, 높은 해안절벽과 파도 그리고 12사도상이 어울려 내는 멋진 풍광을 볼 수 있다.
백령도 두무진의 무한 확대판으로 생각하면 된다.
무(無)에서 유(有)가 생겨나고 또 무(無)로 돌아가는 자연의 순리와 신비를 느낄 수 있다.
12사도상에서 10분 거리에 로크 아드 고지가 기다린다.
이 지역은 예측할 수 없는 기상변화와 파도가 심한 '난파 해안'으로 악명 높다.
선원들은 해안절벽과 앞바다의 킹섬 사이를 '바늘구멍'이라 부르며 치를 떨었다고 한다.
로크 아드 고지는 1878년 이 곳을 지나다 난파된 이민선의 이름을 딴 것이다.
54명의 승선자 가운데 극적으로 살아남은 18세 소녀 에바와 젊은 선원 톰의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진다.
해안은 모든 것을 집어 삼킬 듯 크게 벌린 괴수의 아가리를 연상케 한다.
나무계단을 따라 아래 쪽으로 내려가면 입자가 고운 백사장이 형성돼 있다.
단 둘이라면 아담과 이브가 되어도 좋을 정도로 은밀한 분위기다.
다시 10분 더 가면 런던브리지.
해안절벽이 파도에 떨어져 섬처럼 된 곳인데 가운데 부분이 뻥 뚫려 다리(런던브리지)로 연결된 듯 보인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종착점인 와남불을 지나 멜버른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램피언스 국립공원에 들른다.
4억년 전 바다 속의 거대한 섬이 솟아나 형성된 지역.
좁은 산길을 따라 정상으로 올라가면서 호주 원주민이 남긴 암벽화와 유칼리나무 숲의 푸르름을 감상할수 있다.
발라라트는 그램피언스의 동쪽 관문격.
멜버른의 오늘이 있게 한 금광도시다.
근처의 소버린힐은 실제 광산이었던 곳에 세워진 생생한 역사박물관.
골드러시 초창기 광부들의 생활상을 있는 그대로 엿볼수 있다.
사금채취 체험도 할 수 있다.
사금을 골라내면 물을 채운 작은 병에 담아준다.
개인이 운영하는 발라라트야생공원에서는 호주의 야생동물을 관찰할 수 있어 즐겁다.
캥거루, 코알라, 웜뱃은 물론 무시무시한 타즈마니안 데블까지 가까이에서 살펴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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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수첩 >
호주의 정식 명칭은 오스트레일리아연방이다.
한반도보다 35배 정도 큰 땅덩어리에 1천9백만명이 살고 있다.
수도는 캔버라.
계절은 한국과 정반대.
도로 역시 왼쪽 통행이다.
화폐단위는 호주달러.
요즘 환율은 1호주달러에 7백80원 정도.
3개의 시간대를 갖고 있다.
빅토리아 주는 한국보다 1시간 빠르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가 있는 빅토리아주는 섬인 타즈마니아를 제외한 호주대륙에서 제일 작은 주.
주도는 멜버른이다.
멜버른은 피츠로이가든 등 아름다운 정원이 많아 '정원의 도시'라고도 불린다.
호주오픈 테니스, 그랑프리 자동차대회, 멜버른 컵 경마 등 큰 스포츠 경기의 중심무대이기도 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시드니, 브리즈번 직항편을 매일 운항한다.
시드니까지 비행시간은 9시간30분 안팎.
멜버른까지 비행시간은 시드니에서 1시간10분, 브리즈번에서 2시간30분 정도.
캐세이패시픽, 싱가포르항공 등을 이용, 홍콩 싱가포르를 경유해 멜버른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 여행은 렌터카 드라이브가 최적.
멜버른에서 매일 출발하는 그레이트 오션 로드 1일 관광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효율적이다.
호텔 투어 데스크를 통해 예약하면 호텔 앞에서 관광버스를 탈 수 있다.
좀 더 여유롭게 즐기고 싶다면 와남불에서 1박하는 투어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호주정부관광청 (02)753-6455ㆍwww.eaustralia.or.kr, 빅토리아주관광청 (02)752-4131ㆍwww.visitmelbourne.com, 그레이트 오션 로드 www.greatoceanrd.org.au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