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1일자) 또 줄어드는 국민연금 수령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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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가입자가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내년부터 또 준다.
평생 평균소득의 60%(소득대체율)에서 내년에는 55%,2008년까지는 50%로 낮추기로 정부 여당이 합의했다고 한다.
연금 재정상황을 감안하면 아마도 불가피한 선택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노령화사회가 이제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고 보면 계속 줄어들기만 하는 소득대체율은 문제가 없지 않다.
그렇다고 당정합의안이 잘못됐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연금 재정사정을 감안하면 어떻게든 손을 보는 것이 불가피하다.
경기침체로 소득이 줄고 있는 여건이기 때문에 연금 보험료를 올리는 것은 어려운 형편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연금지급액만 줄였을 것 또한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문제는 국민연금 재정의 심각성은 이런 정도 미조정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보건복지부는 현행 연금제도를 그대로 둘 경우 2036년에 연금수지가 적자로 돌아서고 2047년에 기금이 완전 고갈된다고 예상하고 있지만 경제활동인구 추이 등을 감안할 때 그보다 훨씬 빨리 재정파탄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지적이 오히려 설득력이 있다.
이번 당정협의 과정에서 복지부가 내년부터 소득대체율을 50%로 낮추고 보험료는 15% 올리자는 안을 내놨다는 점만으로도 국민연금 재정의 심각성을 읽을 수 있다.
노령자 비중이 높아지고 연금생활자가 늘어날수록 연금제도의 안정은 긴요하다.
연금제도 개정,곧 지급액 축소를 둘러싼 논란으로 사회 전체가 시끄러워졌던 나라는 결코 한둘이 아니다.
국민연금 보험료나 지급액을 언제든지 조정할 수 있다는 행정편의주의적 사고방식은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더 이상 적절치 않다.
우리 국민연금은 △당초 도입의도가 사회복지보다는 강제저축을 통한 내자 동원에 있었다는 점 △경제활동인구가 계속 늘어나는 시절에 구상돼 연금지급 부담을 그렇게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태생적인 문제가 있다.
사회보장제도로서 국민연금의 기능을 살리려면 소득대체율이 50% 이하로 떨어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보험료율을 올리는 것이 소득대체율을 낮추는 것보다는 낫다.
국민연금기금을 수익성이 낮은 공공투자사업 재원으로 활용해서는 안된다.
국민연금과 공무원·군인연금간 불균형도 생각해볼 점이 있다.
공무원연금처럼 국민연금도 적자를 정부재정에서 메워달라거나,비슷한 소득대체율이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는 요구가 표면화되기 전에 연금제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