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데스크] 올 여름 증시 관전법..송재조 <증권부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증시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까."
투자자 입장에선 이처럼 궁금한 질문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물음에 답해야 할 쪽에선 '통과'를 외치면서 이 질문이 지나가길 원할 게 분명하다.
그만큼 점치기 어려운 게 시장의 향방이다.
최근 증시는 더 그렇다.
굵직한 대외 변수가 터지면서 시장의 방향성과 속도감을 종잡기가 힘들다.
이들 변수는 하나같이 증시 자체를 들썩거리게 할 수 있는 메가톤급이다.
각 사안마다 팽팽한 논란이 벌어지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런 현상이다.
사안 하나하나의 의미와 파장을 풀어내기가 그만큼 복잡하고 어렵다는 얘기다.
모든 일이 크게 움직일 때 큰 논쟁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우리 증시도 어떤 변곡점에 도달한게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우선 그린스펀 미 연준리 의장의 의회청문회 발언이 최대 논란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경제가 회복국면에 진입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또 저금리정책을 유지하고 필요하다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이 나온 직후 시장은 일대 혼란에 빠졌다.
채권시장은 요동을 치고 주식시장은 고꾸라졌다.
이 여파는 한국시장에도 고스란히 밀려왔다.
다행히 지난주말 미국 다우지수는 오르긴 했다.
그러나 이는 몇몇 기업의 기대이상 실적에 힘입은 것이지 미국경제의 회복여부에 대한 믿음을 투자자에게 심어주진 못했다.
결국 그린스펀 발언이 증시에 호재인지 악재로 작용할지 분간하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한국증시를 쥐락펴락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성격 규명도 논란대상이 되고 있다.
그동안 중장기적 안목에서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가 들어오고 있다는 시각이 주류를 이뤘다.
그러다가 최근 단기시세차익과 환차익을 동시 겨냥하는 이른바 핫머니가 몰려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가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도맡은 외국인의 실체는 향후 시장 향방을 점치는 결정적인 변수라는 점에서 궁금증을 더해가고 있다.
여기에다 한국증시의 아킬레스건인 북한 변수가 또다시 부각되고 있다.
비무장지대 총격사건이 터지자 외신들은 북한핵문제까지 들먹거린다.
북핵문제와 관련,미국 중국의 행보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18일 우리 증시는 급락했다.
한국시장이 북한문제에 얼마나 취약한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미국 강경파쪽에선 군사행동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선 평화적으로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증시는 불확실성을 가장 두려워한다.
이런 면에서 북한문제보다 불확실성을 더 많이 안겨주는 요인을 찾기 어렵다.
특히 외국인들은 이 문제에 가장 민감하다.
올 여름 증시의 최대 복병이 바로 북한문제와 직결된 컨트리리스크일지 모른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우리 증시는 이미 깊숙한 조정국면에 들어와 있다.
외국인이 주로 매매하는 업종대표주가 시장을 버텨주고 있을 뿐 전체 시장 측면에선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다.
상당수 중소형주 주가는 고점 대비 10~20%이상 떨어져 있다.
증시 불투명성이 갈수록 짙어지는 요즘 투자자들은 기본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
이것이 주식투자의 알파이자 오메가다.
외국인 움직임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북한문제로 주가가 출렁일 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시장을 움직일 큰 변수가 어떻게 진전되는지 지켜보고 투자여부를 결정하는 신중한 자세가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song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