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펀드매니저들이 사용하는 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신흥 시장)이란 개념이 지나치게 모호하고 광범위해 유용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0일 선진 경제가 아닌 경제를 통칭하는 이머징 마켓이라는 용어는 금융시장 발전 정도를 감안하지 않고 달아주는 정치적 꼬리표와 같은 낙후된 개념이어서 논란이 많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서유럽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 뉴질랜드와 같은 선진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이머징 마켓으로 분류되고 있다. 금융시장이 발전하면서 투자위험이 줄고 차입비용도 낮아지는 경제를 의미한다. 하지만 금융시장이 극히 단순하고 유동성도 거의 없는 캄보디아나 부룬디 같은 경우는 이머징 마켓으로 볼 수 없지만 별다른 분류 기준이 없어 이머징 마켓으로 간주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PLJ금융서비스의 이코노미스트인 도위 루트는 "남아공 멕시코 중국 리투아니아에 과연 무슨 공통점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머징 마켓의 개념이 너무 광범위해 실질적으론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스탠더드차터드 은행의 이코노미스트인 라지아 칸은 "한국이나 홍콩 같은 경제는 아주 성숙된(Mature) 이머징 마켓이어서 별도의 그룹에 속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