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GREAT WORKPLACE] LG마이크론.."노는것처럼 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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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신랑이 다니는 회사구나' 생각하니 가슴 뭉클함을 느꼈습니다.모든 공을 아내들에게 돌리시는 사장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그동안 남편에게 너무 소홀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북 구미에 있는 LG마이크론 조영환 사장에게 사원 부인이 보낸 편지다.
조 사장은 '커플 데이(couple day)'행사를 마치고 나면 이런 편지를 적잖게 받는다.
커플데이는 분기마다 열리는 사원 부인 초청 경영설명회.
이 행사를 갖고 나면 직원들의 근무태도도 달라진다.
조 사장은 그러나 이런 효과를 노리고 이 행사를 만든 게 아니다.
전임직원이 함께 정을 나누며 즐겁게 일하는 일터를 만드는 데 신경을 쓴 결과일 뿐이다.
LG마이크론에는 그래서 사원들이 '뭉쳐서' 정을 나누는 행사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은 '피파데이'다.
'최고의 가정과 직장(First Family & Factory)'을 만들자는 목적으로 지난해 2월부터 실시해왔다.
이날 점심식사 뒤에는 전직원이 모여 팀대항 게임을 즐긴다.
그냥 노는 게 아니다.
회사 일과 관련된 것이 조금이라도 있도록 게임을 만든다.
지난 5월에 열린 '감자 담기' 게임은 눈대중으로 감자 1kg을 담는 게임을 통해 초정밀 부품을 생산하는 회사 업무의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었다.
팀워크를 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인포멀 그룹'활동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등산 낚시 테니스 볼링 영화감상 인라인스케이팅 여행 등의 인포멀 그룹이 있다.
일하는 중간 중간 벌이는 재미있는 이벤트는 이외에도 많다.
'쌍쌍 미팅'은 평소 업무 성격상 서로 만나기 힘든 부서끼리 점심 식사를 같이 하며 서로를 알아가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일일 자리 바꾸기'는 제비 뽑기를 통해 다른 업무를 골라 하루 체험하는 행사다.
이런 행사가 특히 의미있는 것은 사원 주도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경영지원부문 산하에 있는 '피파 보드'가 그것이다.
이들의 임무는 회사 구성원들을 기쁘게 해주는 것.
각 사무실의 막내 사원들이 주축을 이룬 청년조직이다.
LG마이크론은 TV브라운관 핵심부품인 섀도마스크에서는 세계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4천6백35억원으로 2001년보다 36% 늘었고 경상이익의 경우 4백20억원의 2백70%가 증가했다.
신뢰경영의 대표적 실천 방법론 중 하나인 '펀(Fun:재미) 경영'을 실천한 결과다.
권영설 경영전문기자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