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간 추적 무면허중개 투기 탈세 7억원 추징..이달의 관세인 곽영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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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은 21일 '이달의 국세인'으로 부동산 투기혐의자를 철저히 추적해 세금을 추징해 낸 곽영준 서울 강남세무서 조사관을 선정했다.
곽 조사관이 투기혐의자를 내사하면서 물증을 확보하고 세금을 추징하기까지 5개월 동안은 거의 첩보작전을 방불케 했다.
그는 지난 2월 강남세무서로 전입하자마자 강남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김모씨가 다른 사람의 면허를 빌려 투기를 일삼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내사에 들어갔다.
내사 과정에서 재산이 거의 없는 김씨가 작년 10월 강남구에 있는 상가를 15억원에 매입한 것을 확인했다.
또 김씨가 동업자의 차 트렁크에 중요 서류를 보관하고 있다는 첩보도 입수했다.
부동산 중개업소에 대한 일제 조사가 시작된 지난달 2일부터 곽 조사관은 김씨 사무실 주위에서 현장조사에 나섰다.
국세청의 조사 소식을 들은 김씨 등이 거래 관련 서류를 외부로 빼돌리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곽 조사관은 즉각 검찰에 협조를 요청해 검찰 수사관 3명과 함께 조사에 들어갔다.
곽 조사관은 일반 서류만으로는 조사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첩보에 따라 김씨에게 차량 열쇠를 요구했다.
부동산 거래관련 서류를 압수하기 위해서였다.
투기자들은 대부분 이중장부를 만들거나 중요한 장부는 사무실에 보관하지 않는 게 관례이기 때문이다.
김씨 등은 이 과정에서 긴급히 외부에 전화를 걸었다.
10분 후쯤 인근 불량배로 보이는 남자가 사무실에 들어와 "내 차인데 왜 그러느냐"며 열쇠를 들고 차량을 몰고 나가려 하는 순간 곽 조사관이 차를 가로막았다.
이 순간 검찰 수사관들은 재빨리 운전자로부터 차량 열쇠를 빼앗아 트렁크에 있는 서류 일체를 압수했다.
이 서류를 분석해 김씨 등으로부터 중개수수료 누락에 따른 부가세 및 종합소득세 1억4천5백만원 등 모두 7억6천만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또 중개사법을 위반한 면허 대여자 등 6명은 조만간 관계기관에 고발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부동산 투기 조사에서 탁월한 직업정신을 발휘한 것을 높이 사 곽 조사관을 이달의 국세인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곽 조사관은 지난 80년3월 9급 공채로 국세청에 입사해 일선 세무서와 지방청을 두루 거쳤으며 서울청 감사관실에서 5년간 근무한 경험이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