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생각을 공유할 수 있게 된 것 만으로도 큰 수확입니다. " 최근 남한 철도의 최북단 도라산역에서 21C한국철도교통포럼 1주년 기념 세미나가 열렸다. 21C한국철도교통포럼은 지난해 7월 김세호 철도청장,박철규 한국철도대학장,신동춘 건설교통부 고속철도건설기획단장,정학진 로템 사장 등 각 분야 전문가 35명이 중심이 돼 발족됐다. 송달호 철도기술연구원장과 김동건 서울대 교수,김수삼 한양대 교수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송달호 공동대표(54)는 이날 "한국이 동북아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철도를 이용한 물류기반이 갖춰져야 한다"며 "전문가들의 지혜를 모아 한국형 철도 발전 모델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그는"철도가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고 투자비 회수기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지만 환경·에너지·교통사고 등에서 자동차보다 장점이 많고, 물류시스템의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철도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철도 건설을 위해서는 토지문제가 큰 걸림돌이 되고 있어 국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이를 해결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는 "2개월에 한번씩 열리는 철도포럼에서는 각 분야에서 일하는 철도인들의 솔직하고 발전지향적인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포럼에서 제시된 좋은 의견은 실무에 반영돼 철도산업 발전에 보탬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기계공학분야 1세대격인 송 대표는 미국 리하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87년 귀국한 이래 줄곧 고속전철 기술 개발에 매달려왔다.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이기도 한 그는 한국기계연구원에 재직하던 1994년 'G7 한국형 고속전철 기술개발사업'기획안을 내놓았다. 이공계에서 일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껴온 그는 이때 처음으로 맘 고생을 했다고 한다. '테제베'를 들여오는데 굳이 새로운 고속전철을 개발할 필요성이 있겠느냐는 이유로 그의 기획안은 한동안 정부로부터 외면받았기 때문이다. 2년 후엔 결국 그의 주장대로 한국형고속전철사업이 국책 과제로 선정됐고, 6년만에 '테제베'의 속도와 안전성을 능가하는 고속전철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철도기술연구원을 이끌고 있는 송 대표는 기술의 질적 우수성 확보에 주력,지난 4월에는 공공기술연구회로부터 우수연구기관으로 뽑히기도 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