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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론] 강한 정부라야 한다 .. 兪炳三 <연세대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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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兪炳三 < 연세대교수·경제학·한국계량경제학회장 > 작금의 경제상황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불과 40년 전인 60년대 초,우리의 1인당소득은 불과 1백달러도 되지 않았다.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 학생들이 수두룩했고 학비를 감당못해 학교엘 오지 못하는 이들도 흔했다. 그러던 우리가 95년에는 소득 1만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이러한 고속성장은 경제학 원서에도 흔히 나오는 국제적인 부러움의 대상이다. 성장의 그늘이 왜 없겠는가마는 이로 인해 한국민의 자긍심이 높아진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97년 말의 외환위기 후 우리경제는 2002년에 이르러서야 겨우 1만달러 소득의 경제를 회복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몇 년을 낭비한 셈인데,그러고도 성장의 속도는 눈에 띄게 둔화됐다. 흔히 오늘날의 국력은 경제력이라고들 한다. 그렇다면 우리 주변국가들은 어떤가? 일본은 90년대 내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92년 이후로는 3만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은 괄목할 성장을 지속해서 올해는 1천달러의 고비를 넘을 것이 확실해 보인다. 우리는 거북이 걸음인데 그네들은 달리고 있다. 그리고 1인당 소득으로만 보기에는 그들의 인구나 국토는 매우 크다. 그러니 그들의 경제력이 우리보다 못하다고 할 수도 없다. 더구나 장래에 이루어질 통일을 생각하면 지금의 1만달러 소득은 허황된 숫자다. 우리는 부자가 아니다. 큰 영토를 차지해본 적도 없고 학문이나 기술,문화에서 세계적으로 선두그룹에 있어온 것도 아니다. 가슴 아픈 말이지만,역사만 5천년이지 별 볼일 없는 나라다. 근래에 들어 조금 빠꼼한 것뿐이다. 그러기에 우리에게 경제성장의 중요성은 절체절명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뭘하고 있고,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가? 많은 문제 중에서도 특히 작금의 힘의 논리에 의한 경제질서의 혼돈은 우려를 금치 못하게 한다. 이는 지금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다. 정부는 며칠 전 투자 촉진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을 내놓았다. 고심한 흔적도 보이고 내용도 대부분 적절해 보이지만 경제질서의 혼돈은 그 효과를 상당히 제약하게 될 것이다. 경제발전의 이론에는 터널효과라고 불리는 다음과 같은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한쪽 방향으로 가는 2차로 터널에 심한 교통체증으로 차들이 멈춰있다고 하자.이때 한쪽 차로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다른 차로의 차들도 곧 움직일 수 있게 되리라는 희망에 이를 반기게 된다. 다른 차로가 나보다 앞서 가지만 기꺼이 기다린다. 그러나 계속해서 한쪽 차로만 움직이게 되면 그쪽으로 차들이 몰려서 급기야는 엉키게 되고 모두다 제대로 움직이기 어렵게 된다는 이야기다. 차로들은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을 나타내는 것이다. 두 차로가 모두 원활히 흘러야 하는 것이므로 성장과 분배의 조화가 중요함을 말해주는 비유인 셈이다. 우리경제는 지금 차들이 엉키고 있는 형국이다. 그 와중에 나오는 협상의 결과에는 아이로니컬하게도 궁극적으로는 당사자 모두에게 손해가 되기 십상인 내용이 담겨 있기도 하다. 그리고 협상에 참여하지 못하는 저소득층의 경제활동 기회를 제한하게 될 내용도 있다. 그러니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이 일은 정부와 정치권이 나서야 하는 일이다. 막힌 터널에는 빨리 교통경찰이 나서야 한다. 시간을 두고 저절로 풀리기를 바라기에는 실마리도 보이지 않거니와 우리는 그럴 만한 여유가 있는 나라도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초기에 "인기에 연연해 하지 않겠다. 눈치보지 않겠다.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밀고 나가겠다"는 취지의 약속을 한 적이 있다. 대통령과 정부의 행보에 여러번 시행착오도 있었다. 그러나 이것들은 과거 어느 대통령보다도 바탕이 순수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여겨진다. 우리경제의 막힌 터널을 뚫는 결단과 실행에 있어 단기적인 인기와 당파적인 이익에 연연한다면 오히려 오래 지속될 왜곡을 불러오게 될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국가의 먼 장래를 바라보는 순수한 마음으로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길 촉구한다. 이런 면에서의 정부는 강해야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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