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수입이 줄고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올들어 은행 정기예금 증가세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6월 말까지 은행권의 정기예금 수신 증가액은 모두 8조5천억원으로 월 평균 증가액이 1조4천1백66억원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97년(월 평균 5천8백30억원)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연간 정기예금 증가액은 외환위기가 닥친 지난 97년 7조원에 불과했으나 △98년 50조원 △99년 42조원 △2000년 52조원 등으로 대폭 늘었다가 2001년과 2002년에는 각각 28조원과 27조원을 기록했다. 또 정기예금에다 수시입출식 예금(MMDA 등) 등을 합친 전체 저축성예금의 월 평균 증가액도 올해 2조8천억원에 그쳐 작년(4조1천6백억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경기 위축으로 기업과 가계의 수입이 줄어든 데다 저금리와 가계부실 등의 영향으로 저축의욕이 떨어져 정기예금 등 저축성예금의 수신액이 예년보다 감소하고 있다"며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지 않는 한 저축 부진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