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23일 자신이 보유한 해외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일부를 포기하고 나머지 보유분에 대해서도 리픽싱(refixing·행사가격 조정) 조항을 삭제한다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날 "지난 99년 5월에 발행된 제83회 BW 전량에 대해 주가하락에 따른 리픽싱 조항을 삭제하고 행사가격을 리픽싱이 없었던 원 수준이 되도록 주당 가격을 5천원에서 1만2백93원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이 행사할 수 있는 주식 수는 2천24만여주에서 9백83만여주로 1천41만주 가량 줄어들게 됐다. 현대산업개발은 또 99년8월에 발행된 제86회 BW 중 정 회장 보유분(3백74만여주)을 전량 소각키로 했다. 이로써 정 회장의 행사가능 주식 수가 1천4백15만여주나 줄어든다. 이는 전체 물량의 18.8%에 해당된다. 현대산업개발은 이와 함께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내년부터 △현재 5대 5인 사내외이사 구성비율을 사외이사가 과반수 이상을 유지하도록 변경하고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보상위원회를 별도 설치키로 했다. 두산그룹 대주주의 BW 무상소각과 이재현 CJ 회장의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포기에 이어 나온 정 회장의 신주인수권 포기 선언으로 일각에서 제기한 대기업 오너들의 BW CB 문제가 가라앉게 됐다고 증권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입장 발표에 따라 시민단체가 제기한 대주주 BW 보유문제와 관련있는 효성 동양메이저 등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현대산업개발 주가는 5.03% 오른 8천1백50원에 마감됐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