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회사 상장방안을 놓고 삼성생명 등 생보사와 시민단체간 대립이 첨예한 가운데 일부 해외 투자자들이 '제3의 세력'으로 등장, 생보업계 편을 들고 나섰다. 홍콩의 금융월간지인 파이낸스아시아는 25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70여명의 해외 기관투자가들을 초청, 생보사 상장과 관련해 국제세미나를 갖는다. 이 자리에선 영국 런던 소재 컨설팅회사인 데이터모니터의 데이비드 패리 선임연구원이 '생보사의 주식시장 상장-세계 현황과 한국에 대한 의미'를 주제로 발표하고 씨티그룹의 데이비드 러셀 ADR담당 지사장, USB의 에드문드 프라이스 투자담당 이사, 마켓포스(국내 소재 외국인투자유치 회사)의 제임스 루니 대표 등이 패널로 참석한다. 패리 연구원은 미리 발표한 자료를 통해 "생보사는 상장시 세계적으로 인정된 기준을 따라야 한다"며 "유배당 상품을 판매했던 다른 국가들의 경우 주주에게만 기업공개에 대한 보상을 했다"고 밝혔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생보사 상장논의에서 생보업계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그는 "98년 국제 BYC 고려 태양 등 4개 생보사가 사업실패로 문을 닫았을 때 금융감독위원회는 보험계약 이전을 명령했지만 계약자는 아무런 위험을 부담하지 않았으며 그들의 투자자금은 안전하게 보호됐다"고 지적했다. 또 "생보사 주식 매각의 대표적인 사례인 제일생명의 경우 알리안츠는 제일생명의 소유주인 조양그룹에 4천5백억원을 지급했지만 계약자들은 그 가운데 한푼도 지급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패리 연구원은 "한국이 기업공개 또는 기존 주주들의 지분 매각시 이익이나 자본이득의 일부를 계약자들에게 제공키로 결정한다면 생명보험산업에 많은 문제가 야기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세미나를 주선한 락스미 나카미 새턴커뮤니케이션즈 부사장은 "한국의 공개예정 기업중 외국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큰 기업은 삼성생명과 교보생명밖에 없다"며 "생보사 상장에 대한 외국투자자들의 관심을 반영해 세미나가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용로 금감위 감독정책2국장은 2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생보사 상장 방안 마련 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 일정에 따르면 금감위는 오는 8월11일 생보사 상장과 관련된 토론회를 갖고 18일께는 자문위원회가 마련한 안에 대한 공청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어 8월 마지막주 초반까지 자문위 권고안을 금감위에 제출키로 했다. 윤 국장은 "생보사 상장 자문위원회는 권고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법적인 측면뿐 아니라 실현 가능성도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성태ㆍ김동욱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