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물류산업의 수준이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낙후돼 있어 앞으로 물류 인프라와 시스템에 대한 획기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참여정부가 내세우는 동북아물류중심(허브) 국가 달성은 요원한 것으로 지적됐다. 24일 건설교통부와 교통개발연구원에 따르면 2001년 한햇동안 운송·보관·하역·포장·정보 등 물류활동을 하는 데 들어간 총 경비인 ?국가 물류비?는 67조5천억원으로 2000년(66조7천억원)에 비해 1.1% 늘어났다. 이는 전체 GDP(국내총생산)의 12.4%로 일본(9.59%) 미국( 9.5%)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난 91년 이후 11년동안 정부가 1백조원 이상을 들여 도로 공항 등을 확충했지만 국가 물류비는 26조원에서 67조5천억으로 매년 평균 10%씩 불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건교부는 ?국가 물류비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수송비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도로 등 물류 인프라를 많이 확충했지만 자동차가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한 탓에 교통혼잡으로 인한 수송비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91년 12조8천억원 수준이었던 연간 국내 수송비 부담은 연평균 13.3%씩 증가해 2001년에는 44조9천억원으로 불어났다. GDP에서 수송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6.0%에서 8.2%로 높아졌다. 신동선 교통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홈쇼핑과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다빈도 소량 운송'이 급증하는데다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운임료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앞으로 상당기간 수송비 개선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가 물류효율이 답보상태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기업 단위의 물류효율은 개선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물류시스템 투자를 늘리고 재고 절감에 나섬에 따라 재고유지 관리비는 지난 98년 14조9천억원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해 2001년에는 12조3천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밖에 2001년에는 1년전에 비해 △일반관리비(3조6천7백억원→3조6천5백억원) △물류정보비(3조5천9백억원→3조5천2백억원) △하역비(1조1천4백억원→1조1천3백억원)도 감소했다. 신 연구위원은 "국내 물류 시스템부터 일본 등 선진국 수준으로 정비해놓은 뒤 '동북아 물류중심 국가'를 논해야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며 "특히 도로와 철도를 무작정 건설하기 보다는 기존 물류인프라를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