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수영장 계곡 등 물을 찾아 떠나는 계절이다. 물놀이 때 조심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귓병이다. 귀에 물이 들어가면 무의식적으로 귀를 후빈다. 이럴 경우 세균에 감염될 우려가 높다. 염증으로 외이도염에 걸릴 수도 있다. 귀를 후비거나 귀지를 파지않고 그대로 두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물놀이 후유증인 귓병 예방 및 치료법을 알아본다. [ 도움말=송병호 미래이비인후과 원장(02-512-6165) ] ◆물놀이 후 귀지를 파지 마라=물놀이 후에 생기는 대표적인 귓병이 외이도염이다. 귀의 입구에서 고막까지의 길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세균성과 진균성(곰팡이) 바이러스성이 있다. 가렵고 귀에서 분비물이 나오며 심한 통증이 오기도 한다. 귀의 입구인 외이도에 있는 피지선 땀샘 등은 외이도를 보호하기 위해 분비물을 배출한다. 이 분비물과 정상적으로 벗겨지는 피부가 혼합된 게 귀지다. 귀지를 파면 외이도염에 걸릴 확률이 높다. 정상적인 외이도에는 pH6의 산성보호막이 있어 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피부를 조금씩 벗겨낸다. 벗겨진 피부는 귀 밖으로 배출된다. 귀를 후비거나 귀지를 파면 산성보호막이 없어지고 얇은 피부가 손상을 입게 된다. 이 때 세균이 침입해 외이도염을 일으킨다. 특히 물놀이나 목욕 후에 귓속을 후비다가 고막이나 외이도를 다치거나,귀를 후빈 후에 외이도에 종기가 생길 때 외이도염에 잘 걸린다. ◆귓속 물은 자연 건조시켜야=물놀이 중에 귀에 물이 들어갔을 경우 억지로 닦아내서는 안된다. 대개 귀에 들어간 물이 다시 귀밖으로 흘러나오거나 체온에 의해 저절로 마르기 때문이다. 귓속에 들어간 물 때문에 먹먹한 느낌이 계속되면 바닥에 수건을 깔고 귀를 대고 누워 자연스럽게 물이 빠지기를 기다린다. 그래도 답답하면 화장지를 가늘게 말아 외이도로 넣어 귀 안의 물이 흡수되도록 한다. 이런 처치는 외이도 피부에 상처를 주지 않아 비교적 안전하다. 가렵다고 면봉으로 심하게 후비면 보이지 않는 상처가 생겨 세균감염이나 염증을 유발해 외이도염에 걸릴 수 있다. 특히 밤에 귀의 통증이 느껴졌을 때 항생제연고를 면봉에 묻혀 외이도 입구에 바르는 응급처치를 한다. 이 때 준비한 진통제를 함께 먹는 게 좋다. 날이 밝으면 이비인후과를 찾아 진찰을 받는다. 여름철 귓병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다. 수영장이나 바닷가를 다녀와서는 꼭 손을 깨끗이 씻고 귀를 후비는 등의 자극을 피하는 것이 좋다. ◆방치하면 만성으로 진행=가장 흔한 귓병은 세균성 외이도염으로 귀바퀴를 만졌을 때 통증이 느껴진다. 병원을 찾아 염증 부위를 소독하고 항생제를 복용하면 증상이 나아진다. 여름철 물놀이에서 발생한 외이도염을 완전하게 치료하지 않고 놔두면 염증 부위에 곰팡이균이 서식하면서 만성으로 진행될 수 있다. 문제는 곰팡이균이 일반적인 항생제로 치료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1∼2주 정도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만성중이염 환자들의 경우 재발의 위험성이 높다. 따라서 수술적 방법으로 완치하기 전에는 물놀이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물놀이 후 샤워할 때도 물이 귓속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귀에 물이 들어갔을 때 응급처치 요령 > 1.귀를 후비는 것은 금물. 상처가 나 외이도염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2.물이 들어간 쪽의 귀가 밑으로 향하도록 눕는다. 중력에 의해 보통은 저절로 귀 밖으로 흘러 나온다. 3.기다려 본다. 대개 체온에 의해 증발한다. 4.물이 남아 있으면 화장지를 가늘게 말아서 귀에 넣으면 물이 흡수돼 빠져 나온다. 5.귀에 물이 들어간 후 통증과 가려움이 있으면 병원을 찾는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