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할인점 등 유통매장에서도 '바캉스 대목'이 사라졌다. 텐트 수영복 물놀이용품 샌들 등 바캉스 관련용품 판매량은 지난해 이맘때보다 최고 50% 급감했다. 서울 강남에 있는 한 백화점의 경우 10만∼20만원대 수영복 판매가 급격히 감소했다. 작년엔 아레나,레노마,엘르 3개 브랜드 제품이 하루 2백장 가까이 팔렸으나 요즘엔 판매량이 1백20장에 불과하다. 백화점 관계자는 "정상품의 절반 가격인 이월상품만 그럭저럭 팔린다"고 말했다. A할인점이 이달들어 24일까지 집계한 전 점포의 캠핑용 텐트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42% 줄었다. 이 할인점의 수도권 한 점포의 경우 작년엔 텐트가 하루 10개 정도 팔렸으나 올해는 기껏해야 5개에 불과하다. 서울 강북의 한 할인점에서도 이달들어 24일까지 캠핑용 텐트 판매는 7천1백15만원으로 지난해(7천6백94만원)보다 8% 줄었다. 패션몰도 사정은 비슷하다. 수영복은 물론 티셔츠나 원피스 같은 바캉스 의류를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 명동 밀리오레의 경우 수영복 매출이 예년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한 상인은 "지난해 이맘때는 하루 30벌은 팔았는데 요즘엔 10벌 팔기도 벅차다"며 "웬만하면 예전에 입던 걸 그대로 입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남대문 메사도 지난달 20일부터 야외에 수영복 판매장을 설치,특별전을 벌였지만 지난해보다 매출이 20∼30% 줄었다. 스포츠 캐주얼업체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7월들어 매출이 지난해보다 10%가량 줄었다"며 "의류만으로 따져보면 20% 가까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FnC코오롱측도 7월들어 지금까지 매출이 10% 이상 줄었다고 전했다. 서울 신촌에서 스포츠캐주얼 매장을 운영하는 K씨는 "요즘 상황은 외환위기 때보다 더 좋지 않다"며 "매년 7월 10일이 넘으면 트렁크형 반바지와 라운드 티셔츠가 불티나게 팔렸는데 올해는 완전히 실종됐다"고 하소연했다. 조정애·류시훈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