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반미 열풍에도 불구하고 미국계 브랜드들이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위크 최신호(8월4일자)가 발표한 '2003년 브랜드가치 1백대 기업' 순위에서 가장 돋보이는 대목은 상위 10대 브랜드 중 미국계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8개를 차지하는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1백대 브랜드에서도 미국계가 절반이 훨씬 넘는 62개에 달했다. 순위별로는 코카콜라가 브랜드가치 7백4억5천만달러로 1위 자리를 고수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IBM이 그 뒤를 이었다. 또 제너럴일렉트릭(GE) 인텔 디즈니 맥도날드 등 다른 미국계도 10위권에 랭크됐다. 10위권 내 비미국계 브랜드는 노키아(핀란드,6위)와 메르세데스(독일,10위) 2개에 불과했다. 1백대 브랜드 중 아시아계는 도요타(11위) 소니(20위) 등 일본계 7개와 삼성(25위) 등 8개에 머물렀다. 유럽계로는 독일이 메르세데스 BMW(19위) 등 7개,프랑스가 루이뷔통(45위)을 비롯한 패션브랜드 중심으로 7개,영국은 HSBC(37위) 등 6개를 1백대에 포함시켰다. 비즈니스위크는 이라크전쟁으로 촉발된 반미감정과 미국산 불매운동으로 리바이스(77위) 청바지와 맥도날드 등이 해외매출에 큰 타격을 받았지만,미국계 브랜드 전체로는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 잡지는 △확고한 시장지배력(코카콜라,MS) △일관된 브랜드관리(말보로,나이키) △현지밀착 경영(펩시콜라,GE)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그러나 잇단 회계부정과 허위보고서 파문에 휩싸인 JP모건(27→31위) 메릴린치(24→27위) 모건스탠리(25→26위) 등 미국 투자은행과 미국 자동차 브랜드는 그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고품질과 디자인,저가를 앞세운 도요타(12위→11위)는 브랜드가치가 1백30억달러 증가한 반면 포드(11위→14위)는 33억달러 줄었다. 글로벌에 뒤처진 제너럴모터스(GM) 크라이슬러는 1백대 브랜드에 끼지도 못했다. 이번 조사는 △브랜드가치 10억달러 이상 △해외매출 비중 20% 이상의 글로벌 브랜드 △재무 마케팅 정보공개 조건을 충족하는 전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실현가능한 수익 규모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