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됐지만 올 바캉스 경기는 예년만큼 밝지 않다.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대부분 가계가 씀씀이를 줄여 '알뜰 피서'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업계는 성수기를 맞았는데도 여행객이 많지 않아 초저가 상품을 내놓고 있으며 항공사와 호텔업계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예약률로 울상이다.


잔뜩 여름 특수를 기대했던 경주보문단지 등 관광단지와 바캉스용품 업체들도 썰렁한 분위기다.


◆항공사 탑승·예약률 저조=본격적인 휴가시즌인 지난 21일부터 이달말까지 대한항공의 국제선 예약률은 81%로 작년 같은기간에 비해 5%포인트 줄었다.


8월 예약률도 89%로 작년보다 8%포인트 낮다.


지난해보다 항공편이 5∼10% 감축된 탓에 높은 예약률을 보인 동남아(93%)와 호주 등 대양주(1백%)도 예약률이 작년보다 12∼19%포인트 떨어졌다.


아시아나항공도 7월 탑승률은 노선별로 70∼80%대,8월 예약률은 70∼90%대에 그쳤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중국노선의 경우 탑승률만 보면 예년의 90%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노선 감축으로 전체 공급석이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실제 수송실적은 75% 정도"라고 말했다.


◆울상인 여행·호텔업계=여행업계는 올 바캉스 시즌 해외여행객이 지난해에 비해 20∼30%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팬더투어의 이병희 중국팀장은 "8월초 출발 여행상품도 겨우 인원을 모집한 상황"이라며 "예년에는 팀당 20명이 넘었던 것이 이제는 15명을 맞추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같으면 상상할수도 없던 초저가 관광상품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49만원선이던 중국 베이징 4일 관광의 경우 39만원짜리 상품이 나왔으며 백두산 6일 상품도 89만9천원에서 10만원 떨어졌다.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홋카이도 전세기 상품도 지난해만 못하다.


다락레저센터의 최광웅 소장은 "지난해 이맘때는 8월 상품까지 동이 났으나 올해는 땡처리 비슷한 가격인하에도 아직 좌석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배낭여행 전문업체인 배재항공의 변금란 실장은 "예년에는 8월 10일 정도까진 예약문의 전화가 이어졌는데 올해는 지난주부터 완전히 끊긴 상태"라고 호소했다.


◆썰렁한 관광단지=제주도와 강원도 속초,용인 에버랜드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국내 여행경기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다.


펜션 예약업체인 비앤비클럽의 정민경 실장은 "지난해에는 8월 첫째 주말 직전까지 예약문의가 쏟아져 새벽 3∼4시까지 근무했는데 요즘은 오후 7시면 일이 끝난다"며 "경기침체 여파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경주 보문관광단지에 있는 현대호텔(4백49객실 규모)은 평균 객실예약률이 45%로 작년보다 무려 25%포인트 낮다.


보문단지내 한화콘도(1백93객실)는 7월말부터 8월중순까지 객실 예약률이 85%정도에 그치고 있다.


놀이관광시설인 경주월드의 함태운 대리는 "장마로 7월 한달동안 손님이 거의 없었는데 8월 관광 특수기간에도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라고 울상을 지었다.


이처럼 관광 경기가 썰렁하면서 보문단지 일대 상가는 휴업 상태에 들어갈 처지에 있다.


이미 지난 5월 파라다이스 면세점이 문을 닫았다.


관광객이 줄면서 내달 13일부터 문화축전을 계획하고 있는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조직위에도 초비상이 걸린 상태다.


장유택·하인식 기자 chang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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