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은 한국과 대만 증시를 비교하면서 특별히 한국에 메리트를 두지는 않고 있다. 지난 2개월 동안 한국 시장에서 순매수 행진을 지속한 이유는 1분기에 대만을 비롯한 다른 신흥시장에 비해서 한국에 대한 포지션을 너무 줄였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정학적인 위험이 소멸되고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서도 경기와 기업 실적에서 다른 지역보다 한국이 특별히 매력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매수세가 주춤하는 것이다. 물론 셀 코리아(Sell Korea) 분위기는 아니지만 일단 단기적인 이익 실현 과정으로 보는 것이 옳다. 삼성전자에 대한 매수세가 약해진 것도 경기 회복과 기업 실적에 대한 자신감 부족을 반영한다. 이번주에도 이런 모습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아마도 앞으로 한 달 정도 외국인들의 투자 전략이 수출 위주 대형주에서 탈피해 옐로칩 중심의 실적 개선 종목을 선택하는 쪽으로 선회한다고 해석해야 될 것이다. 실제로 소비재,기계,석유 화학,건설,유통의 대표 종목에 대해 일부 외국인들이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고 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안심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다시 인식하는 분위기다. 지난주 SK텔레콤 관련 뉴스가 그런 사례로 비쳐지고 있다. 불과 3~4일 동안 실적이 우량한 블루칩 주가가 8% 하락하도록 순매도 공세를 지속한 사실에서 외국인들이 느꼈던 당혹감을 읽을 수 있다. 경기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당분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행동을 지배하는 이슈는 실적 개선과 지배구조 문제가 될 것이다. 조흥래 < 동원증권 부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