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도 주요 제조업체들의 경기는 환율불안과 내수 침체, 설비투자 부진이 이어지면서 철강 조선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침체가 지속될 전망이다. 수출은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지만 내수는 특소세 인하에도 불구, 크게 되살아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정보기술(IT) 분야도 본격적인 회복은 내년 이후에나 기대해볼 수 있다는 분위기다. ◆ 내수, 특소세 효과 '글쎄' 특소세 인하에도 불구, 전반적인 구매심리가 위축된 상황이어서 다소 호전은 예상되지만 급격한 증가는 기대하기 힘들다는게 업계의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신차 출시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승용차 구입을 늦추는 현상도 우려된다. 상반기 덤핑판매까지 펼치며 안간힘을 썼던 전자업체들은 정부의 경기진작 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소비위축 심리가 워낙 강해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정유업체들도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하면 마이너스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위축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줄어든 데다 수입사의 시장잠식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서다. 석유화학업체들도 소비심리 악화와 가전 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투자부진이 지속되면서 고전할 전망이다. 항공업체도 하반기에 다소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체감 경기'가 불안해 낙관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대한항공은 국제선 탑승률이 이달 들어 76%까지 상승하긴 했지만 여름철 성수기 수요가 예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도 해외여행 대기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경기가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항공 경기도 본격적인 회복세를 띠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 수출, 환율하락 불똥 우려 자동차는 환율하락, 노사분규에 따른 생산차질 등으로 상반기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자동차공업협회는 하반기 승용차 수출 규모는 77만대로 상반기보다 3만대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업체들은 중국 시장 성장에도 불구, 환율 하락으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이 당초 예상보다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반도체 LCD 등도 크리스마스 등 계절적 수요가 늘면서 일시적인 가격 반등을 기대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회복은 내년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석유화학업체들도 원화강세 추세로 수출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채산성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유업체도 하반기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줄어든 1조2천36만배럴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해운 철강 등 일부 업종은 아시아~북미간 물동량이 늘고 중국 경제성장에 따라 철강재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체들도 내년 이후 물동량 증가를 예상한 대형 선사들의 선박 발주량이 늘면서 선가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