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은 최근 2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시장의 예상대로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전문가들은 하나은행의 영업기반이 견고해 2분기를 바닥으로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2분기 순이익은 9백5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9% 가량 증가했다. 유가증권 처분이익 등 영업외이익이 1천2백69억원으로 전분기보다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영업이익은 SK글로벌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부담으로 2백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정무일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영업 핵심분야인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 부문은 예금증가율 둔화에도 불구, 전분기 대비 10.5% 증가했다"며 "순이자마진이 개선됐고 충당금 적립전 영업이익은 2천8백5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9% 증가하는 등 영업기반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SK글로벌에 대한 충당금 적립비율을 49%까지 올려 하반기 추가 적립부담이 현저히 감소될 것"이라며 "신용카드 연체율 하락 등으로 자산건전성이 개선되고 있어 하반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은행 주가는 3월초 SK글로벌 사태 후 주채권은행이라는 이유로 7천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악재가 점차 걷히면서 현재 주가는 1만4천원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승주 우리증권 연구위원은 "SK글로벌 여신에 따른 예상 주당순자산가치(BPS) 감소율은 11%로 다른 은행에 비해 SK글로벌 관련 리스크가 그리 크다고 볼 수 없다"며 "카드자산이 총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수익성 정상화가 타은행보다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2분기가 하나은행 실적의 바닥일 것으로 전망, 투자의견을 '매수'로 높였다. 구경회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하나은행의 실적은 2분기를 바닥으로 3분기부터 서서히 개선될 것"이라며 '매수'의견과 1만7천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그는 "하나은행의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배로 지난 99년 이후 평균치에 불과하다"며 "그동안 개선된 펀더멘털의 긍정적인 변화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정상적인 이익을 시현할 때 쯤이면 서울은행과의 합병 후 업그레이드된 효과를 주가가 다시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서영수 한누리증권 수석연구원은 "하나은행의 올해 예상 PBR는 0.79배로 시중은행 중 가장 낮고 밸류에이션 할인요인인 높은 레버리지비율도 실적개선과 자산 축소 등으로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말 하나은행의 순자산가치 추정치를 당초 1만5천8백88원에서 1만7천1백77원으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도 1만7천8백원에서 2만원으로 높였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