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고객의 자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주는 선진형 금융서비스에 적극 나서는 대형증권사 중 하나다. 지난 2001년 6월 황영기 사장 취임 이후 '약정경쟁 중단'을 선언한 데 이어 작년 12월부터는 이에 걸맞게 영업체제를 전면 교체했다. 변화의 핵심은 주식매매 중개에 치우친 증권사의 기존 영업 관행에서 벗어나 고객의 자산관리와 수익 극대화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이를 위해 전체 수익 가운데 주식매매 수수료의 비중을 30%선으로 낮추기로 했다. 대신 자산관리서비스 30%,투자은행업무(IB) 20%,캐피털마켓업무 20%의 비중을 두는 이른바 '3:3:2:2체제'를 이상적인 수익구조로 설정해놓고 있다. 현재는 주식매매 수수료가 전체 수익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점진적으로 이 비중을 낮춰간다는 게 회사측 계획이다. 새로운 수익구조가 정착되면 증시 침체로 거래대금이 줄어들더라도 안정적인 실적을 거둘 수 있다고 삼성증권측은 강조한다. 이 회사는 수익구조 다변화를 추진하는 데 있어 다른 증권사들보다 유리한 상황이다. 주식매매 수수료 비중이 다른 증권사들보다 상대적으로 낮은데다 금융상품 판매에선 업계 선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말 기준 삼성증권의 투신 수탁고는 20조5천억원,수익증권 판매잔고 시장점유율은 13.0%로 각각 업계 1위를 차지했다. 기업공개 업무와 IB업무에서도 최근 주요 코스닥기업의 거래소상장이나 국내 기업의 해외상장 때 주간사를 맡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데는 걸림돌도 없지 않다. 증시 전문가들은 종합자산관리 영업을 하기에는 국내 금융시장과 고객의 수용자세가 아직 충분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SK글로벌 사태와 카드채 문제 등으로 올해 수익증권 판매가 작년보다 크게 줄어든 것도 부담스러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영업실적은 여전히 증시 상황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증시가 침체에 빠졌던 지난 1∼3월(2002회계연도 4·4분기)에 3백60억원의 적자를 냈다가 활기를 되찾은 4월과 5월에는 1백77억원과 1백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시장상황에 따라 기업실적도 크게 변하는 구조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삼성증권측도 영업전략 변화가 실제 수익구조 다변화로 이어지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시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영업전략 변화에 상관없이 여전히 증권업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용화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약정경쟁 중단으로 시장점유율이 하락할 것이란 우려에도 불구하고 삼성증권의 지난 2002회계연도(200년 4월∼2003년 3월) 주식매매 위탁수수료 점유율은 9.5%선으로 업계 수위를 차지했다"며 "수익증권 판매에서도 다른 증권사들보다 높은 수수료율과 판매잔고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삼성증권의 적정주가를 3만6천원으로 제시했다. 지난 25일 종가(2만9천6백원)보다 20% 이상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