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분열이 가속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굿모닝시티' 사건을 둘러싸고 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당·청 관계가 회복 불능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게다가 '음모론'의 여파로 민주당 신주류도 강·온파와 386세대로 분화되는 양상이다. ◆정 대표의 청와대 압박=정 대표는 28일 확대간부회의에서 민주당 사수와 당 우위 국정운영을 화두로 청와대를 압박했다. 정 대표는 "민주당은 선배들이 풍찬노숙(風餐露宿)하면서 키워온 전통 있는 정당"이라면서 "민주당의 정신과 법통을 계승하려는 노력을 과거에 집착하려는 것으로 폄하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분열 없는 통합신당을 위해 노력하자"고도 했다. 정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방문하는 것도 추진 중이다. 이는 민주당 중심의 신당을 만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개혁신당 창당에 무게를 싣고 있는 청와대 일부 세력과 당내 강경파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는 "새 정부의 일부 핵심 실세그룹이 중심이 돼 당내 신·구주류 중진을 몰아내고 새 판을 짜려 한다"는 '음모론'이 여전히 저변에 깔려 있다. 정 대표는 "경제불안,북핵문제,각종 국책사업 등 어려운 현안이 산적해 있으며 정부 지지율이 집권 초기임에도 이례적으로 낮은 게 현실"이라고 지적하면서 "산적한 국가 현안 해결을 위해 당의 활성화를 통한 위상 확립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국정 혼란의 책임이 청와대에 있음을 부각시키면서 거듭 청와대의 당·청 분리 입장을 비판한 것이다. ◆신주류 분화 조짐=신주류의 3분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김원기 김근태 조순형 의원 등 중진그룹은 정 대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조 의원은 "청와대를 장악한 측근 그룹을 빼내고 국정 능력이 있는 인사들을 기용해야 한다"고 전면 개편론을 제기했다. 김 의원도 "대통령 판단하에 비서진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가세했다. 반면 386그룹은 음모론의 실체를 부인하면서 정 대표측과 맞서고 있다. 임종석 의원은 "객관적 근거도 없이 초점을 386에 맞추는 게 음모"라고 반박했고,안희정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도 "있지도 않은 사무총장론을 갖고 음모론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천정배 의원 등 일부 강경파는 심정적으로 386 쪽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일단 정 대표 문제와 당무의 분리를 주장하면서 중간에 서 있는 형국이다. 이재창·박해영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