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 끝에 재기한 사이클선수 랜스 암스트롱(31·미국)이 제90회 2003프랑스도로일주사이클대회(투르 드 프랑스)에서 우승하며 5연패의 위업을 이뤘다. 암스트롱은 28일(한국시간)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끝난 대회 마지막 20구간(1백52㎞) 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장 파트리크 나종(프랑스·3시간48분49초)에게 15초 뒤졌으나 종합순위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총 연장 3천4백27.5㎞의 기나긴 레이스에서 97년 우승자 얀 울리히(독일)에게 1분1초 앞선 83시간41분12초의 기록을 세웠다. 암스트롱은 지난 91년부터 95년까지 연속 우승한 미겔 인두라인(스페인)에 이어 사상 두번째로 대회 5연패를 달성했다. 이들 외에 투르 드 프랑스에서 통산 5회 우승한 선수는 베르나르 이노,자크 앙케티(이상 프랑스),에디 메르크스(벨기에) 3명뿐이다. 암스트롱은 이번 대회에서 시합 도중 넘어지는 두차례의 사고와 탈수증세까지 겪는 등 어느 때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내년에는 이렇게 약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 작정"이라고 말했다. 93년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른 데 이어 투르 드 프랑스 최연소 구간 우승(당시 21세) 기록을 세웠던 암스트롱은 96년말 생존율 50%의 고환암 진단을 받았다. 뇌와 폐까지 암이 전이되는 최악의 상태에서 한쪽 고환과 뇌 조직 일부를 도려내는 대수술을 받은 뒤 머리카락이 빠지고 몸무게가 급격히 줄게 되는 항암치료를 견뎌내면서도 재활훈련을 시작했다. 99년 전문가들의 비관적 전망속에 첫 우승을 차지한 이래 5년 연속 우승컵을 안는 기적을 이뤄냈다. '투르 드 프랑스'는 해발 2천m이상의 험준한 산악구간(알프스,피레네산맥)을 포함한 프랑스 전역을 3주일 만에 일주하는 인간 한계의 시험장이다. 암스트롱은 내년 사상 최초로 이 대회 6연패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