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소장파 군인 3백여명의 쿠데타 기도가 발생 19시간 만에 일단락됐으나,페소화 가치 및 주가가 28일 동시 급락하는 등 마닐라 금융시장은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마닐라증시 주가는 이날 쿠데타 여파로 정치불안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전일 대비 1.4% 하락,강세를 보인 아시아증시와 대조를 보였다. 페소화 가치도 이날 장 중 미 달러 대비 1.1% 급락,낙폭이 지난 1년 만에 가장 컸다. 필리핀 리잘커머셜뱅크 신탁부문 책임자인 리코 고메즈는 "쿠데타가 평화적으로 해결됐지만 시장에는 불안감이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누엘 로하스 필리핀 무역부 장관은 "이번 사태가 필리핀의 경제 성장을 완전히 멈추게 한 1989년 쿠데타와 비슷한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AP 등 외신들도 이번 쿠데타의 배후에 여러 정치세력이 관여하고 있음이 드러남에 따라 향후 정국불안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또 장교 70명을 포함,가담자 2백96명이 군율로 처리될 것으로 예상됐다. 조셉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의 측근은 쿠데타 배후 혐의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27일 새벽 필리핀 육사 출신 소장파 장교들이 주축이 된 반군들은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의 퇴진 등을 요구하며 마닐라 시내 마카티 금융가의 주상복합건물을 점거,정부군과 대치했으나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의 협상 끝에 총격전 없이 병영으로 복귀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