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사태 이후 단기 금융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기업어음(CP) 발행잔액이 지난 3월 중순 이후 4개월여 만에 20조원 이상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정관리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기업을 제외한 정상 기업의 회사채도 23개월째 순상환(발행액보다 상환액이 많은 상태)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일 현재 CP 발행잔액은 40조6천억원으로 올들어 최대치였던 지난 3월11일(61조원)에 비해 20조4천억원이나 감소했다. CP 발행잔액이 급감한 것은 3월 중순 이후 SK글로벌 사태와 카드채(신용카드사가 발행한 회사채와 CP) 문제가 불거지면서 CP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임재철 한은 기업금융팀장은 "CP를 발행하려는 기업들은 여전히 많지만 이를 인수하겠다는 금융회사는 크게 줄었다"며 "이로 인해 CP로 운영자금을 조달해온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CP 발행잔액은 외환위기가 터진 지난 97년 말 87조원에서 △98년 말 72조원 △99년 말 39조원 △2000년 말 38조원으로 계속 감소하다 2001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작년 말에는 53조원을 기록했다. 한편 정상 기업(법정관리ㆍ워크아웃 기업 및 금융회사 공기업 등 제외)의 회사채는 이달에도 발행액보다 상환액이 많아 지난 2001년 9월 이후 23개월 연속 순상환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