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일적인 교육에서 탈피하고 이질적인 문화를 받아들여야 혁신이 가능합니다.남들과 다른 점을 키우고 격려하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미국 MIT 미디어테크놀로지 교수는 28일 삼성이건희장학재단이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미래전망 학술심포지엄에서 한국의 획일적인 교육제도와 동질적인 문화를 비판했다. 디지털시대의 도래를 예언하고 MIT에 미디어LAB(연구소)를 설립했던 세계적 석학 네그로폰테 교수는 "혼란스럽고 모순되거나 비효율적일지라도 혁신을 격려해야 한다. 혁신이 없으면 미래는 암울해진다.특히 혁신을 키우기 위해서는 개방을 통해 이질적인 문화를 받아들이고 아이디어를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는 벤처창업 지원보다는 성장을 도와주는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10개가 생기면 9개 정도는 실패한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여야 한다. 실패라고 낙인을 찍어버리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방해할 수 있다. 정부가 기업이 혁신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괜찮지만 새로 탄생해 의욕적으로 해보려는 기업에 지원해야 할 것을 기존 기업에 주는 것은 옳지 않다." -IT 불황을 겪으면서 생각이 달라진 것이 있다면. "아무도 시장이 이 정도까지 침체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회복되고 있다. 조금씩 긍정적인 전망을 가져도 될 것이다." -디지털화가 진행돼도 디지털기업의 수익성은 호전되지 않고 있다. 지식재산권에 대한 침해도 작용하고 있는데. "IT 지식재산권이 큰 문제다. 과거에는 책의 복사를 금지하면 되지만 이제는 물리적인 제재 수단이 없어졌다. 또 다른 문제는 저작권의 창작자보다 유통채널을 더 보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몇 년 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 세계경제를 이끌어갈 유망상품은 무엇이며 한국기업들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 "생활에 변화를 일으킬 정도의 큰 변화는 유전공학에서 올 것이다. 가장 새롭고 유망한 사업이 이 분야에서 나타날 것이다. 그렇다고 컴퓨터를 안쓴다든지 선박이 필요없게 된다든지 하지는 않을 것이다. 과거 한국 기업의 경쟁력은 근면과 성실이었으나 삼성 등의 기업은 디자인 이노베이션 창조성 등으로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차원에서 보자면 혁신적이 아니다. 특히 교육을 재조명해야 한다. 외국에 대한 개방이나 새로운 학업영역 개척 등이 더 강조돼야 한다." -앞으로 필요한 기업가 정신은. "MIT에서는 졸업하면 벤처로 가라고 권한다. 실패해도 배우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비판이나 논쟁에 대한 사회적인 관용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젊은 사람이 나이든 사람을 비판하고 반대하는 것을 버릇없다고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디지털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이고 협조적인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입식 교육도 비판했는데 한국이 고쳐야 할 점이 있다면. "한국은 단일민족이라는 게 단점이다. 같지 않다는 것은 나쁜 게 아니다. 오히려 남들과 다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교육도 이질성을 고무하고 격려해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똑같은 커리큘럼을 적용하는 것도 문제다. 질서만이 좋은 것은 아니다. 혁신적인 상품에는 조금은 무질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