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통합(SI) 업체 등 소프트웨어 업계에 자정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공공 프로젝트 입찰에서 1원짜리 수주건이 나오는 등 '제살 깎아먹기식'수주가 계속되자 업계 스스로 저가수주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나선 것이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회장 김선배 현대정보기술 사장)가 최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소프트웨어산업 공정경쟁 실천운동 선포식'을 가진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SI와 소프트웨어 업계는 저가수주 관행으로 대표되는 여러가지 불공정거래행위로 인해 몸살을 앓았다. 저가수주는 품질을 저하시키고 업계의 기술개발 의욕을 떨어뜨려 결국 프로젝트가 부실화될 우려가 있다. 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영 건전성도 악화시켜 또 다시 저가입찰을 통해서라도 사업 수주를 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을 초래했다. 이 때문에 업계는 덤핑이나 담합행위를 지양하고 공정하게 경쟁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대등하고 생산적인 협력관계에 주력하고 전문인력 스카우트로 인한 기업간 분쟁 예방에 힘쓰자는 데 업계의 의견이 모아졌다. 그동안 출혈경쟁을 부추겼던 저가수주 행위에 대해선 앞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실제로 업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정도경영 또는 윤리경영을 내세우며 출혈경쟁을 하지 않고 돈이 안되는 프로젝트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저가수주가 많았지만 이제는 많이 개선된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달 초 발표된 해군과 공군의 국방정보화 사업에서 쌍용정보통신과 포스데이타가 주사업자로 선정됐지만 비교적 높은 가격에 낙찰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 정보화사업을 맡게 된 포스데이타 관계자는 "이번 공군사업 수주는 업계가 정당한 대가를 받고 프로젝트를 수주하게 된 최초의 국방사업으로 그동안 업계의 수주 관행을 감안한다면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