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시스템통합) 업계에 해외 진출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정보기술(IT) 산업이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자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기업이 많아졌다. 대기업의 경우 계열사 현지법인의 시스템 구축을 토대로 미국이나 유럽 또는 중국과 동남아 등지로 시장 진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중견 SI기업도 자신들의 특화된 IT기술을 수출하거나 집중 공략 지역을 정해 해당국 프로젝트 수주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SI업계의 해외시장 진출은 지나치게 동남아지역에 치우쳐 수출지역을 더 넓게 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 SI업체 동남아 수주 러시 SI업계 수출 1호는 지난 99년 8월 현대정보기술의 베트남 중앙은행 지급결제시스템 구축 사업이다. 현대정보기술은 이를 토대로 베트남 수출입은행과 농협은행의 전산화 사업까지 따내 베트남 금융회사의 전산화 사업을 석권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국립대학 IT훈련센터를 구축하고 파키스탄 중앙은행 전산시스템 확장 사업을 맡는 등 동남아지역을 중심으로 수출지역을 넓혀가고 있다. 현대정보기술의 수출을 계기로 지난해 3월에는 벤처와 대형 SI업체가 결합해 전략적으로 해외에 진출하기 위한 협의체 'SPASP'도 출범됐다. LG CNS의 경우 필리핀의 등기부 전산화 사업을 지난 2000년 말 수주, 지금까지 진행 중이다. 말레이시아 차량개발 아웃소싱, 싱가포르 정보통신개발청(IDA)의 홈네트워킹 시범사업 등을 따냈다. SK C&C는 몽골 국립IT파크 인프라 구축과 기업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을 수주했다. 지난해 대통령선거관리시스템을 구축한 경험을 토대로 필리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1천만달러 규모 전자개표시스템도 수출했다. ◆ IT교육과 스포츠에도 진출 포스데이타는 주로 인터넷교육 부문에서 활발한 수출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4월 개발도상국 인터넷 교육훈련센터 구축 사업을 턴키 방식으로 수주했다. 올해는 루마니아 캄보디아 독립국가연합중 한 곳 등 3개국에 국가별 특성에 맞는 인터넷 교육훈련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중소기업개발센터, 캄보디아 직업훈련원, 튀니지 국립취업훈련센터, 중국 훈련기술지도센터도 포스데이타가 따낸 IT교육 수주건이다. 2002년 한ㆍ일 월드컵과 제14회 부산아시안게임 대회운영시스템을 성공적으로 해낸 쌍용정보통신은 이를 토대로 해외스포츠 SI사업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오는 8월1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되는 아메리카 대륙의 스포츠대제전인 팬암대회에 등록시스템과 물자ㆍ물류시스템 등 2개 분야 관련 시스템을 각 경기장과 경기본부에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맡았다. ◆ 하반기 공략 대상은 중국시장 대형 SI업체는 올해 하반기에 주로 중국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SDS는 중국 아시아ㆍ태평양지역을 중심으로 IT인프라 사업에 시장 기회가 많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이미 중국 광저우 지하철 역무자동화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터여서 이를 토대로 중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LG CNS도 중국 톈진시의 경전철 역무자동화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포스데이타는 올해를 '중국 철강시장 집중 공략의 해'로 정해 현지 합작법인 등을 세울 계획이다. 신세계I&C 역시 올해 하반기 중국 상하이 이마트 2호점 오픈에 발맞춰 중국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중국에 이마트가 오는 2006년에 10개, 2010년까지 40개가 출점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내년에 중국 상하이에 연락소를 설치하고, 2005년에는 베이징, 2007년에는 톈진에 각각 지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