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 경쟁력] 산자부 '2003년 우수산업디자인 상품'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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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자원부는 29일 '2003년 우수산업디자인(Good Design)' 상품을 선정했다.
우수산업디자인 제도는 정부가 디자인이 뛰어난 상품임을 인증해 GD마크를 부여하는 것이다.
올해 선정된 GD상품의 수상식은 30일 경기도 분당에 있는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한국디자인진흥원 주관으로 열린다.
이날 수상식에서 에넥스가 주방가구로 대통령상을 받으며 LG생활건강은 한방화장품 디자인으로 국무총리상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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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or resign'
디자인을 모르면 사퇴하라.
영국의 외환위기로 내리막 길을 걷던 1979년 마거릿 대처 총리가 관료들에게 던진 화두다.
당시 영국은 늙고 낡은 이미지와 세계의 공장이라는 전통산업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노대국(老大國)이었다.
대처 총리는 80년대 영국을 다시 일으켜 세울 지렛대로 '디자인'을 택했다.
디자인 진흥 드라이브의 일환으로 각료들에게 디자인 마인드를 고취하도록 지시했고 디자인 진흥 세미나를 총리관저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디자인 관련 수상제도인 '브리티시 디자인 어워드'도 이때 제정됐다.
새롭게 디자인된 영국은 80년대 이후 경제성장을 이어갔다.
90년대 말 기준으로는 선진국 평균 수치인 2.5%를 뛰어넘는 3.4%의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비단 영국뿐만이 아니다.
미국의 IDEA 디자인상, 일본의 굿디자인상품선정제, 이탈리아 황금콤파스상 등은 이들 국가의 제품이 세계 시장을 리드하는데 큰 근간이 됐다.
기업의 경쟁요소도 가격과 품질에서 디자인으로 무게 중심이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특히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면서 디자인산업은 대표적인 지식산업으로 떠올랐다.
아이맥(iMac) 컴퓨터의 디자인으로 만성적인 적자를 해소한 애플컴퓨터와 새롭게 디자인된 머그컵으로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꾼 스타벅스는 디자인을 통한 성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에서는 지난 1985년 우수산업디자인(GD) 상품이 처음 선정됐다.
올해 18회째다.
기업들의 관심도 점점 높아져 올해는 여느 해보다 훨씬 많은 4백23개 업체가 9백8점을 출품했다.
이 가운데 42개 업체 52개 품목이 상을 받았다.
올해는 출품 분야도 그 어느 때보다 다양했다.
특히 중소기업들의 관심이 더욱 커졌다.
매년 대기업에서 독점해온 대통령상 부문에 중견기업인 에넥스의 '스페셜 5002 화이트-H' 주방가구가 선정돼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이 제품은 사용자의 작업 동선을 최소화한 개방형 레이아웃 구조가 특징으로 컬러의 취사선택이 가능해 주방문화의 고급화를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무총리상은 LG생활건강의 '한방화장품'이 뽑혔다.
포장디자인이 궁중 왕후의 품격 있고 우아한 이미지를 담고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는 디자인이 일반 소비자 상품뿐 아니라 산업기기,의료기기와 같은 내구재 상품류까지 확대된 점도 특징이다.
특히 전기전자 제품, 주택설비,가구 부문의 출품이 크게 늘었다.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기존 일반 상품에서 환경이나 인테리어 쪽으로 확산되고 있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한 것이다.
정부는 이들 GD 상품에 선정된 업체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우선 중소기업청이 유망 선진기술 기업을 선정할 때 평가점수에 반영된다.
조달청이 시행하는 우수제품 선정에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조달청의 '정부조달 디자인혁신 선언'에 따라 GD 상품이 조달물자로 우선 구매되고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