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협력업체들이 모기업의 장기파업으로 연쇄도산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상당수 협력업체가 이달 중순부터 조업 단축 및 중단과 휴업사태에 들어가는 등 생산에 파행을 겪고 있으며 2,3차 부품업체까지 합하면 매출손실은 1조9천여억원 수준에 이르고 있다. 특히 집단휴가 이후에도 현대차 노조의 파업이 계속될 경우 부품업체의 줄도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현대차에 따르면 울산지역 39개사 등 전국의 4백여개 1차 협력업체가 지난 6월부터 계속된 모기업 노조의 파업으로 생산 및 납품이 거의 중단돼 9천억원의 매출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손실은 1차 협력업체의 연간 총매출 3조5천억원의 25.2%에 해당하는 것이다. 여기에 3천여개에 이르는 2,3차 부품업체의 피해액은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돼 현대차 파업에 따른 부품업체들의 총 매출손실은 지금까지 1조9천2백억원에 이른다. 자동차 하부패널을 생산하는 울산 북구 D사는 모기업의 파업으로 납품이 거의 중단된데다 금속노조 소속인 노조마저 자체적으로 파업하고 있어 지금까지 수십억원의 매출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최근 "이달말께 1차 부도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노조와 모기업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남구 D사와 M공업도 모기업의 파업기간에 부품 생산과 납품이 거의 중단돼 지금까지 1백40여억원과 50여억원의 피해가 각각 발생하는 등 경영위기가 심각한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당수 부품협력업체들이 이달 10일께부터 조업단축 등을 통해 '울며 겨자먹기'로 생산량을 대폭 줄이고 있다. 지난 주부터는 전체의 50%에 달하는 협력업체들이 아예 라인 가동을 중단,사실상 '휴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부분의 협력업체가 재고량을 2∼3일치 이내로 줄이는 JIT(Just in Time)시스템을 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무작정 재고량을 늘릴 수 없는 형편이어서 납품 차질로 부품업체 생산라인도 극심한 파행을 겪고 있는 것. 모기업의 파업에 따른 조업 중단이기 때문에 사업주 입장에서는 임금은 꼬박꼬박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같은 상황이 다음달까지 계속되면 9월 추석을 앞두고 연쇄 부도사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