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육청이 학교설립 계획을 임의로 변경하는 바람에 수백억원의 예산을 낭비하게 됐다. 29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올초 서초구 잠원동 66의 2 일대에 2005년 설립 예정이던 경원초등학교의 개교를 1년 앞당기기로 하고 토지매입을 위해 2백억원 이상의 지방채(추경예산)까지 발행키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이 부지에 골프연습장을 개장한 P업체는 시교육청을 상대로 1백억원대의 소송을 준비 중이다. 경원초교가 들어설 학교용지(3천1백59평)는 2001년 2월 당시 소유주였던 한국토지공사가 시교육청에 매입을 요구했으나 시교육청은 "2003년까지 학교설립 계획이 없다"며 거절했었다. 이후 토지공사는 같은 해 3월 골프연습장을 지으려는 P업체에 '학교설립 계획이 수립되면 사업시행 예정일 3개월전까지 원상복귀한다'는 조건을 달아 1백18억원에 이 땅을 팔았다. P업체 관계자는 "교육청의 2005년 학교설립 계획을 믿고 2년간 영업할 예정으로 투자했으나 교육청이 올 3월 갑자기 학교설립 계획이 변경됐다고 통보해 왔다"며 1백억원대의 손해보상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교육청이 이 토지를 사려면 2백14억원이 필요해 P업체에 손해보상까지 해줄 경우 교육청의 손실액은 약 2백억원에 이른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