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박규연 차장, 삼성테크윈 최성국 차장에 간 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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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직원이 같은 계열사인 삼성테크윈 직원에게 간을 이식해주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삼성전기 디지털연구소의 박규연 수석(차장)은 대학시절부터 친구로 지냈고 직장에서도 계속 친분을 쌓아온 삼성테크윈 기술개발팀 최성국 책임연구원(차장)이 간암 악화로 장기이식외에는 소생할 방법이 없어지자 자신의 간을 이식해 주기로 했다.
이식수술은 31일 실시되며 박씨는 자신의 간 60% 가량을 최씨에게 떼어줄 예정이다.
간 이식은 일반적으로 혈액형만 맞으면 가능하나 공교롭게도 최성국씨의 가족은 모두 이식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정됐다.
이에 하나뿐인 친구를 위해 박규연씨는 주변에 간 이식이 가능한 사람들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고,친구들 중 4명의 간 이식 가능자를 찾게 되었으나 대부분 건강상태가 불안정해 이식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결국 단 한명 남은 박씨는 자신의 간을 최씨에게 증여하기로 결심했다.
가족의 의사도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아내에게 기증의 뜻을 전하자 아내도 흔쾌히 동의,이달 초 이식 관련 검사를 마쳤다.
대학 때부터 절친한 친구로 지내온 이들의 우정은 15년 가까이 삼성그룹내 두 계열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혈맹지우(血盟之友)가 됐다는 것이 직장 동료들의 한결같은 목소리.
삼성전기 경영정보팀에 근무하는 김재곤 부장은 "박규연 수석은 평소 팀원들과 허물없이 잘 어울리고 특히 남이 어려운 일을 당할 때는 누구보다 먼저 도와주고 회사내에서도 동료의 일을 먼저 해결해 준 뒤 자신의 일을 해결하는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박씨의 이런 동료애가 알려지자 삼성전기와 삼성테크윈에서는 수술 및 치료비 전액인 9천만원을 임직원들의 모금과 회사지원으로 충당키로 했으며 삼성테크윈은 이미 3천만원을 모금했다.
또 이학수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장 및 구조조정본부 임직원들도 격려금을 전달해 조속한 쾌유를 빌었으며,삼성전기는 장기를 기증키로 한 박씨의 입원과 회복기간에 대해 특별 유급휴가로 처리키로 했다.
삼성전기와 삼성테크윈 노사협의회에서는 사랑의 편지 보내기,기도회 등을 열어 한솥밥을 먹은 직장인으로서 이들 두 간부가 하루속히 완쾌되기를 빌었다.
삼성그룹 사내방송인 SBC는 이 두 간부의 인간미 가득한 우정을 본받자는 의미에서 수술경과 등을 아침 뉴스시간에 방송하기로 했다고 삼성측은 전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