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물 경영' 대를 잇는다 .. 에이스침대.청풍 등 창업주 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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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지휘봉이 2세 경영인에게로 넘어갈 때 신규사업 진출 같은 야심찬 '신경영'을 곧잘 선보인다.
그렇지만 예외도 적지 않다.
최근 들어 2세 경영인이 곁눈 팔지 않고 기존 사업 분야에만 총력을 쏟는 이른바 '대를 잇는 한 우물 경영'을 표방하는 중견·중소기업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에이스침대,에스에스씨피,청풍,영창악기 등이 2세 경영에서도 '한 우물'을 더 깊게 파고 있는 기업들이다.
에이스침대의 안성호 대표(36)는 창업주 안유수 회장의 장남으로 올해 초부터 2세 경영을 보여주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 91년 에이스침대에 입사했다.
2세들의 이력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해외유학도 안 대표는 기록돼 있지 않다.
유학을 포기하고 입사해 생산현장에 바로 투입됐다.
그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침대 외에 다른 화두가 있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IT(정보기술) 제품용 특수코팅제를 생산하는 화학회사 에스에스씨피의 오정현 대표(33)는 에이스침대의 안 대표와 달리 '유학파'다.
창업주인 오주언 회장의 장남으로 미국 코넬대에서 재료공학 석사학위를 받고 귀국했다.
지난 96년에 에스에스씨피에 입사해 생산현장에서부터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오 대표는 지난해 10월 에스에스씨피의 사령탑을 맡은 이후 "외도는 없다"는 점을 자주 강조하고 있다.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강자로 부상한 청풍은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2세 경영을 펼치고 있다.
청풍의 최윤정 대표(31)는 창업주 최진순 회장의 셋째 딸로 지난해부터 대표를 맡고 있다.
최 회장은 연구개발 분야만 전담하고 나머지 경영은 최 대표의 손에서 결정된다.
최 대표는 대학 시절 공기청정기를 팔아 용돈을 벌었을 정도로 영업현장 밑바닥부터 뛰었다.
최 대표도 한 길만 고집하고 있다.
"공기청정기의 국내 시장 점유율 1등을 지키는 것 외에 옆 눈을 팔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게 그녀의 지론이다.
영창악기는 지난해 7월 법정관리를 졸업하면서 '제2의 창업기'를 맞았다.
이때 고 김재섭 회장의 외아들인 김재룡 전무(44)가 대표로 취임했다.
김 대표는 "고가 브랜드와 전자피아노에 매진한다면 피아노산업도 앞으로 오랜 기간 번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임직원을 다독거려 왔다.
중소기협연구원의 서정대 부원장은 "생산현장 밑바닥부터 땀을 흘리면서 창업주와 함께 품질 경쟁력에 힘을 쏟아온 2세 경영인들일수록 창업 아이템에 애착을 더 가진다"고 말했다.
이계주·고경봉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