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정보를 내장한 칩을 넣어 휴대폰을 신용카드처럼 사용하게 해주는 모바일 결제 사업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F 등 이동통신 회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이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좀처럼 가입자를 모으지 못하고 있는데다 사용량도 극히 저조하다. 일각에서는 모바일 결제 사업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저조한 이용률=SK텔레콤은 현재 신용카드 칩을 장착할 수 있는 휴대폰을 13만대 정도 보급했다. 이 휴대폰을 산 사람 가운데 모네타칩 카드에 가입한 사람은 1만명에 불과하다. 또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휴대폰 신용카드 거래실적은 6천7백건,3억3천만원에 그쳤다. 가입자 1만명 가운데 한 번도 써보지 않은 사람이 아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이 카드 가맹점을 중심으로 무려 24만대의 휴대폰 전용 리더기를 설치한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리더기가 단 한 번도 활용되지 못하고 낮잠을 자고 있는 셈이다. KTF도 사정이 비슷하다. KTF는 현재 신용카드 칩을 넣을 수 있는 '케이머스 폰'을 35만대나 보급했다. 하지만 카드 발급 건수는 3천여장에 불과하다. 카드 리더기도 2만대를 뿌렸지만 아직 거래 건수는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부진 이유=이동통신 회사와 카드업체 관계자들은 아직 초기 서비스 단계인데다 카드 리더기가 많이 보급되지 않았고 결제기능을 갖춘 휴대폰도 부족하기 때문에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지나치게 저조한 이용률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신용카드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인프라 확충과 대중매체 광고 등 판에 박힌 마케팅에만 매달려 소비자들의 행동 변화를 유발할 만한 전략을 제대로 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전망=우리나라는 휴대폰 결제 분야에서 가장 앞선 나라여서 해외에서도 한국 시장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이통사들은 연말까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카드 리더기를 보급하는 한편 신용카드사와 제휴를 확대하면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아직 메이저 신용카드사들이 이통사의 금융분야 진출에 부정적인데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기대에 못미쳐 모바일 결제의 활성화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남국·김동욱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