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업종은 외국인 매수의 주타깃이 되고 있다. 외국인이 사는 물량의 60-70%가 전기전자업종에 쏠려 있다. 언뜻보면 한국증시의 대들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삼성전자 비중이 너무 크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사는 것이지 전기전자업종을 매입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이래서 나온다. 올 2분기 실적을 보면 이같은 주장이 어느정도 일리가 있다. LG전자 삼성전기 등 대표적 업체들의 실적은 극히 부진했다. 삼성SDI는 실적보다는 신규사업 호조가 기대를 모으고 있을 뿐이다. 올 상반기 실적은 시장을 실망시킨 수준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3분기부터는 달라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우선 삼성전자는 하반기 들어 주력부문인 반도체가 계절적 성수기를 맞게 된다. D램 가격은 통상 상반기 약세,하반기 강세라는 사이클을 그린다. 반도체가격 강세와 더불어 수요 확대라는 또 다른 재료도 대기하고 있다. 인텔의 새로운 칩세트는 메모리반도체의 사용량을 지금의 두 배로 늘리도록 설계됐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은 상승세로 돌아설 게 확실시된다. 사스 영향으로 주춤했던 휴대폰 수출도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삼성전자를 뺀 다른 업체들이다. IT경기 회복 여부에 달려있지만 긍정적 시그널도 감지된다. LG전자의 경우 PDP와 TFT-LCD부문의 강세가 눈에 띈다. 가전시장이 정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2분기 실적에서도 LCD를 생산하는 LG필립스LCD의 지분법평가익이 큰 몫을 차지했다. PDP는 아직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성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삼성SDI의 2분기 영업이익은 9백1억원으로 지난 1분기보다 감소했으나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2차전지,PDP 등 신규사업 부문이 흑자로 돌아섰다는 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다소 실망스러운 2분기 실적 발표 후에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는 게 사업구조 변경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증거다. 반면 삼성전기는 하반기 주가 전망이 여전히 흐림이다. 2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카드로 인한 손실이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가가 저점을 찍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가 회복될 경우 상승 탄력이 클 것으로 예상돼 바닥권인 지금이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는 주장도 나온다. 인쇄회로기판(PCB)업체나 전기전자부품업체는 경기회복 여부에 하반기 실적이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주가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기 힘든 상황이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