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화 장세가 올 만도한데..." 30일 증시에선 외국인 기관 개인 등 3대 매수주체가 모두 주식을 팔았다. 기관은 이날 4백19억원의 순매수로 기록됐지만 프로그램 매수가 9백억원어치 이상 들어왔다는 점에서 사실상 5백억원정도를 순매도한 셈이다. 결국 이날 유일하게 주식을 산 주체는 프로그램매매 뿐이었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선 향후 기관화 장세가 열릴 것이란 기대감이 솔솔 일고 있다. 외국인의 매수강도가 약해지는 반면 기관은 펀드 환매물량이 상당부문 해소되면서 매도압력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채권금리 상승,경기 회복 기대감 등으로 자금이 기관투자가 쪽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이후 기관이 매수주체가 돼 시장을 이끄는 '기관화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과거 대세상승기의 투자자별 매매 형태를 보면 대세상승 후반에 기관이 본격적인 매수에 나섰다며 올 하반기엔 국내 기관들이 주요 매수주체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투증권은 △경기회복 기대 및 기업실적의 개선 가시화 △저금리 기조의 유지와 유동성 증대 △기관 매수여력 증대로 인한 수급개선 기대 등을 꼽았다. 특히 최저 수준의 금리로 채권가격이 거의 최고수준에 와 있어 채권형 펀드 가입이 둔화되고 만기도래되는 채권형 펀드의 주식형 전환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다시말해 투자할 곳이 마땅치않은 부동자금이 결국 주식시장으로 들어올 것이라는 얘기다. 한투증권은 이같은 새로운 시장 흐름에 대비,기관이 선호하는 종목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상반기 설정된 주가연계증권(ELS) 펀드들이 조기에 목표수익률을 달성함으로써 향후 ELS 설정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연기금 투자풀의 주식형 펀드가 도입된 점도 기관의 매수세 보강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 이동우 연구원은 "최근들어 기관의 매매비중이 감소하고 있는 것을 볼 때 기관의 환매물량이 상당부분 출회된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사례를 볼때 현 수준보다 주가가 추가 상승한다면 기관의 매수세가 증시에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