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는 여름날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면 야외활동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기압이 발달하고 구름이 많이 낀 날에는 땅위에 나오기 시작하죠.
이는 곧 비가 올 것을 예상하고 그에 대비하기 위해서랍니다.
'개미가 길을 가로지르면 비가 온다'는 속담도 이같은 개미의 움직임에서 유래한 것이죠.
미국 소설가 그레고리 매과이어(사진)의 어린 시절을 사로잡은 것은 ‘오즈의 마법사’였다. 그와 형제들은 1939년 영화 ‘오즈의 마법사’ 속 장면들을 따라 하며 놀았다.매과이어는 1990년대 초반까지 아동 문학가로 좋은 평을 받았지만 큰 수입은 올리지 못했다. 그때 성인을 위한 글을 써보자고 생각했다. 탐구하고 싶은 주제는 ‘악의 본질’이었다. 그렇게 쓴 소설이 <위키드>다. 1995년 첫 권이 출간된 위키드 시리즈는 300만 부 넘게 팔리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다. 2003년엔 뮤지컬로 각색돼 미국 연극·뮤지컬 분야 최고상인 토니상 세 개 부문을 석권했다. 최근엔 영화로도 제작돼 개봉했다.<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 이전 이야기를 다룬다. 원작을 비틀어 서구 사회를 비판한다. 악의 본질, 권력의 달콤함과 비통함 등을 다룬다. <위키드>의 명성 때문에 판타지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그의 소설은 청소년 문학과 그림 동화를 비롯해 역사소설, 과학소설(SF) 등 모든 장르를 아우른다.임근호 기자
발밑에 있다고 가벼이 여길 존재는 아니다. 우리가 딛고 선 땅 얘기다. 땅은 많은 문명에서 생명의 근원이자 모성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넓게는 근대국가의 주권이 미치는 영토, 좁게는 개인의 소유를 경계 짓는 단위다. 디지털 사회의 땅은 메타버스와 가상현실(VR) 등으로 물질적인 경계마저 뛰어넘고 있다.서울 논현동 서정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땅, 소비되는 신화’는 두 작가가 해석한 땅의 의미를 보여준다. 전시된 회화 17점이 각각 누구 작품인지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다. 오다교(33)는 생태주의적 화풍으로 현재의 땅을, 송지윤(44)은 초현실적 구성으로 과거와 미래의 땅을 그린다.오 작가는 흙과 모래, 숯 등 자연에서 구한 소재로 그린 신작 회화를 선보였다. 전반적으로 어두운 계열의 색으로 칠해진 캔버스에 녹색과 황색의 입자들을 흩뿌렸다. 내성적인 오 작가의 주요 일과는 산책과 사색이다. 이번 신작들도 장마가 한 차례 휩쓸고 간 아스팔트에서 영감을 얻었다. 제목은 ‘리플렉티브’. 우리말로 ‘반사하는’과 ‘성찰하는’이란 중의적인 단어다. 오 작가는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청아한 풍경 이면에는 전날의 수해가 있었을 것”이라며 “일시적이고 유한한 풍경을 담았다”고 말했다.송 작가가 땅에 접근하는 태도는 보다 추상적이다. 흙과 모래 등 자연물로서가 아니라 삶의 터전이 되는 ‘공간’의 의미에 가깝다. 그래서인지 그림 속 풍경은 현실을 그대로 옮기는 데 무게를 두지 않는다. 고대 그리스 신전의 기둥과 사막의 식생, 기암괴석이 뒤섞인 비현실적 구도가 엿보인다.코로나19가 창궐하던 시절 공간에 대한 문제의식이 발
‘검은 수녀들’ ‘히트맨 2’ 등 대형 상업 영화가 흥행몰이를 하는 가운데 재기발랄한 이야기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는 독립영화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독특한 설정으로 상업 영화에는 없는 미덕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금 극장에서 만나야 할 독립영화 두 편을 소개한다.‘문워크’는 촬영감독 출신인 신현규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할아버지가 집을 나간 후 술만 마시며 삶을 비관하는 엄마를 지켜보는 딸 ‘정희’(황지아 분)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정희는 엄마의 방황을 끝내기 위해 얼굴 한번 보지 못한 할아버지를 찾아 나선다. 친구 ‘태헌’(김건우 분)과 함께 부산에서 식당을 하는 할아버지 ‘건석’(유승목 분)을 찾아내지만,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한편 엄마 ‘유선’(김민경 분)과 삼촌 ‘윤권’(송동환 분)은 가출한 정희를 찾기 위해 떠난다. 부산으로 향하는 동안 이들이 어린 시절 겪은 엄청난 비극과 할아버지의 비밀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엄마에게 할아버지를 찾아주기 위해 떠나는 소녀의 발랄한 여정을 그리는 듯하지만 이 영화가 소녀의 가족을 통해 조명하는 화두는 절대 가볍지 않다. 이야기의 중추인 가족의 비극, 그리고 그 비극의 중심에 있는 엄마를 통해 신파적 설정의 엄마 및 모성의 재현으로부터 거리를 둔다.감독의 데뷔작인 만큼 밸런스의 미숙함도 눈에 띈다. 가령 아이들이 주고받는 대사에서 갑자기 등장하는 만화적 효과나 정희에게 난입하는 불량 청소년들의 출현 등은 전반적인 흐름과 밸런스에 방해되는 요소다. 그럼에도 ‘문워크’는 주목할 만한 데뷔작이자 눈물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