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주식 (2)] 석유화학 : '제일모직' ‥ 업종변신에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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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흐림,하반기 맑음.'
증권업계에서 바라본 제일모직의 올해 '실적 기상도'다.
제일모직은 올 상반기 매출액이 9천3백37억원,영업이익 8백9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1.7%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2.9% 감소했다.
경기침체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영향으로 제품 판매단가는 떨어진 반면 1분기에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주력사업인 화학부문이 고전을 면치 못한 게 실적악화의 주요인이다.
화학부문 다음으로 매출 비중이 큰 패션부문의 매출액 산정 시점이 종전 '출고 시점'에서 올해부터 '소비자 판매 시점'으로 바뀐데 따른 영향도 컸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이와 같은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송계선 동원증권 연구원은 "원재료 가격 상승이 반영돼 최근 제품 판매단가가 오른 데다 경기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어 화학부문의 이익률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증권은 이에 따라 올해 전체적으로는 매출액이 2조1천3백73억원으로 작년보다 7.1%,영업이익이 2천4백90억원으로 작년보다 6.9%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목표주가도 1만9천원을 제시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제일모직의 성장 원동력을 섬유에서 화학으로의 '업종 변신'에서 찾고 있다.
당초 패션전문 업체로 출발한 제일모직은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갤럭시 빈폴 등 고급 브랜드만 남기는 강수를 뒀다.
패션잡지인 '패션비즈'에 따르면 갤럭시는 남성정장에서,빈폴은 트래디셔널 캐주얼에서 각각 지난해 브랜드 인지도 1위에 올랐다.
이와 함께 제일모직은 화학부문을 강화했다.
고기능성 수지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주력했다.
모니터용 난연(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 플라스틱 수지는 2001년말 기준으로 세계시장 점유율 1위(36%)에 오를 정도로 경쟁력이 생겼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전자 소재 분야로도 눈을 돌렸다.
2000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전자 소재 부문에선 반도체 재료 등 6가지 제품만 판매했으나 하반기부터는 제품 숫자를 늘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제일모직은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화학(전체 매출의 43.8%) 패션(41.9%) 직물(11.0%) 전자(3.3%)의 4개 분야로 사업부문이 다각화됐다.
패션전문업체라는 틀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관심을 모았던 전자 소재 부문은 아직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원증권 송 연구원은 "전자 소재 부문이 제일모직에서 의미있는 사업 부문이 되려면 전체 매출액의 10% 이상은 돼야 한다"며 "그러나 현재 전자 소재 부문은 틈새시장을 노린 다품종 소량생산에 머물고 있어 당분간 매출 비중이 크게 올라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