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업황에 '청신호'가 켜졌다.


최근 원재료 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반면 제품 가격은 상승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석유화학제품 생산업체 입장에선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상승하던 유가는 지난 주말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25일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배럴당 30.53달러로 전주보다 0.95달러 떨어졌다.


두바이유도 배럴당 26.73달러를 기록, 전주 대비 0.47달러 하락했다.


유가 상승을 기대한 투기성 매수가 줄어든 데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두 아들이 사망했다는 소식으로 이라크 사태가 조기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석유화학의 가장 중요한 원료인 납사(일명 나프타) 가격도 전주 대비 t당 7.7달러 하락한 2백68.4달러로 마감했다.


반면 석유화학 제품 가격은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로 오름세를 타고 있다.


플라스틱의 원료가 되는 폴리에틸렌(PE) 제품의 경우 전주대비 t당 평균 1달러 상승한 6백18달러에 마감했다.


계절적 성수기가 8∼10월이라는 점이 반영된 결과다.


현재 PE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재고물량 증대를 위해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의 몇몇 납사 분해 공장이 정기 보수와 생산 차질로 수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폴리에스터 섬유의 원료가 되는 에틸렌글리콜(EG) 제품도 가격상승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재고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t당 6백90달러에 마감해 전주 대비 5달러 올랐다.


이런 요인들을 감안할 때 석유화학 업황은 하반기부터 회복국면에 진입해 오는 2005년을 전후해 호황기에 다다를 가능성이 높다.


세계 석유화학 산업경기는 일반적으로 7∼8년의 주기를 갖고 순환하는데 앞선 호황기는 1994∼1995년이었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2002년께가 호황기가 됐을 가능성이 컸지만 1997년말 아시아 외환위기 여파로 설비투자가 지연되면서 경기순환곡선상 고점이 늦게 나타날 전망이다.


다만 지난 주가 석유화학 업황의 '바닥' 이라고 단정짓기에는 아직 이르다.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계절적 성수기를 앞두고 일시적으로 반등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석유화학 업황의 저점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향후 1주일 정도의 흐름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안정적 상승세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크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 이후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데다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중ㆍ장기적으로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특히 중국시장에서의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 당분간 영업환경이 안정될 전망이다.


지금이 석유화학주에 대한 투자 적기인 셈이다.


김영진 < 우리증권 수석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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