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물가 4개월째 내렸지만 "구조적 디플레 가능성은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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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물가가 45년여 만에 처음으로 4개월 연속 떨어지는 등 물가하락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국제유가 하락분과 특소세 인하 효과 등을 감안하면 물가가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올해 누적(1∼7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상승, 한국은행이 관리목표치로 제시한 3%선을 여전히 웃돌고 있다.
통계청은 7월중 소비자 물가가 전달보다 0.1% 떨어진 것은 승용차 에어컨 등에 부과되는 특소세 인하로 공산품 가격이 전달보다 0.5% 떨어진 것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공산품을 제외한 물가는 전반적으로 올랐다.
여행 성수기를 맞아 개인서비스 요금이 전달보다 0.4% 높아졌다.
사스(SARSㆍ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파문이 가라앉으면서 국제 항공료(10%)와 단체여행비(8.2%) 등이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장마 피해로 인한 출하량 감소 등으로 0.1%포인트 올랐다.
집세는 전세(0.3%)와 월세(0.3%) 공동주택관리비(1.2%)가 올라 평균 0.2% 상승했다.
일반인들의 피부에 와닿는 물가는 7월중 사실상 '올랐다'고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소비자 물가가 4개월 연속 하락했다지만 구조적인 디플레이션으로 빠질 위험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심상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최근 물가하락에 대해 "지난해 말부터 크게 올랐던 국제유가가 미ㆍ이라크전쟁 종결 이후 떨어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조정 과정"이라고 말했다.
전쟁 위기로 치솟았던 국제유가로 당시 국내 물가가 급등했었는데 지금은 이를 해소하는 과정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7월중 전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올랐다.
'물가가 안정됐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김영배 한국은행 물가분석팀장도 "지난 4개월 동안 물가가 내린 주요 원인은 농축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상대적으로 안정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시적이고 계절적인 변수가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지 구조적인 요인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