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통신사업 '背水陣' .. "하나로 유상증자 무산땐 사업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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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식 ㈜LG 통신사업총괄사장은 31일 "오는 5일 열리는 하나로통신의 주주총회에서 5천억원 유상증자안이 부결되면 그룹측에 통신사업 철수를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상증자가 안되면 (LG가)통신사업을 지속할 이유가 없어진다"고 전제한뒤 "사업철수 등 비상대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하나로통신 증자안에 대해 정보통신부가 미온적인데다 대주주인 SK텔레콤과 삼성전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은데 대해 '벼랑끝 전술'을 구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 사장은 이와함께 유상증자안이 통과될 경우 AIG 컨소시엄의 자본출자와 JP모건의 신디케이트론 등으로 1조원가량의 외자유치도 가능하다며 하나로통신 경영정상화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AIG 컨소시엄이 유상증자가 승인되면 곧바로 2천억∼3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하겠다는 제안을 해와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하나로통신이 5천억원 유상증자에 성공하면 이미 확보한 JP모건의 6억6천만달러 신디케이트론을 포함해 모두 1조5천억원 이상의 신규자금이 들어와 유동성 문제가 해결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하나로통신의 4.3% 지분을 갖고 있는 대우증권은 그동안 증자에 반대하는 태도를 보였으나 증자에 참여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 발언배경=정 사장의 '하나로통신 유상증자안 부결시 LG그룹 통신사업 철수' 발언은 임시주총을 5일 앞둔 상황에서도 제2,3대주주인 삼성과 SK가 유상증자에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어 국면전환 없이는 증자안의 통과를 보장받기 어렵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유상증자의 실패로 하나로통신의 경영이 더욱 악화될 경우 그 책임이 전적으로 LG쪽에 있는 게 아니라 반대한 측에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 사장이 이날 하나로통신의 증자가 성사될 경우 외자유치효과,유선통신사업 구조조정 등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은 SK와 삼성의 증자반대론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했다.
정 사장은 이날 정통부의 태도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표했다.
그는 지난달 15일 진대제 장관과의 면담에 대해 "솔직히 진 장관의 덕담을 기대했는데 '외자가 들어오는 것을 왜 막았느냐.LG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해 아연실색했다"며 정통부가 하나로통신 증자를 적극 지원하지 않은데 대해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진 장관은 이날 정 사장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하나로통신의 임시주총일인 다음달 5일까지 엄정 중립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윤진식 기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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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문일답 ]
-증자 성사 가능성은.
"70~80%의 확신을 하고 있다.
특히 소액주주들의 찬성 의견이 많아 희망을 걸고 있다.
최근 하나로통신 우리사주 조합에서 자유투표를 실시한 결과 유상증자 찬성의견이 84%로 나왔다.
그러나 소액주주들의 주총참여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대주주들의 찬성을 부탁하고 있다"
-삼성.SK와 접촉하고 있는가.
"지난 2주동안 여러 채널을 통해 이들과 만나 협력을 당부했으나 확답을 못들었다.
아직 시간이 남아 있으니 계속 설득할 것이다.
특히 이들이 확보한 지분을 사들이는 반대급부에 대해서도 협의할 것이다."
-증자성공 후의 구상은.
"5개의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해 9월말까지 그룹 통신사업의 마스터 플랜을 짜겠다.
하나로통신 데이콤 파워콤 LG텔레콤 등을 묶어 통신부문 지주회사 체제로 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