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일자) SK글로벌 정상화 계기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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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글로벌 해외채권단과의 협상이 채권할인매입(CBO) 가격을 원금의 43%로 하는 원안대로 타결된 건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이로써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대신 채권단 공동관리를 통해 정상화를 꾀할 수 있게 돼 일단 큰 고비는 넘긴 셈이다.
또한 상장폐지에 따른 소액주주 반발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됐으며, 법정관리 신청을 빌미로 SK㈜ 이사회가 지난 6월 15일 결의한 SK글로벌 지원방안은 원천적으로 무효라고 우기는 소버린측 주장도 힘을 잃을 것 같다.
과거와는 달리 국내채권과 해외채권을 동등하게 대우한다는 원칙을 관철시킨 점은 이번 협상에서 특히 높이 평가할 만하다.
물론 해외채권단의 동의비율에 따라 최고 5%까지 인센티브를 신주인수권부사채(BW) 형태로 지급하기로 한 대목에 대해 불공평하다는 국내 채권단 일부의 반발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해외채권자에겐 채권금액의 40%를 지급한데 비해 국내채권단은 겨우 10%만을 돌려 받았던 대우채권 협상 때와 비교하면 이번 협상결과는 괄목할 만한 성과다.
이는 당초 1백% CBO를 요구하며 그렇지 않으면 법정소송을 벌이는 한편 국내 대기업들에 대한 여신한도를 축소하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던 해외 채권단에 대해, 법정관리 신청도 불사하겠다며 강경하게 맞선 것이 나름대로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협상타결로 SK글로벌은 일단 법정관리를 피할 수 있게 됐다고 봐도 좋다.
SK글로벌 해외 현지법인 어느 한 곳이라도 잠정합의안에 대한 개별 해외 채권자들의 동의비율이 90% 미만이거나 전체 평균이 95%에 미달할 경우, 국내채권단은 이번 잠정합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고 다시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사실상 높지 않다.
이번 합의가 국내외 채권단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윈-윈 게임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번 협상타결을 계기로 SK글로벌이 신속히 정상화되기를 기대한다.
SK글로벌 사태로 인해 SK그룹 전체가 동요하면 나라경제에도 엄청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협상이 타결됐다고는 했지만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 가야할 길은 멀기만 하다.
대대적인 인력감축, 불요불급한 자산매각, 해외 현지법인 정리, SK계열사들로부터의 적절한 지원 등 처리해야 할 과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채권단은 SK글로벌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 앞으로도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