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리모컨'이 나왔다. 삼성전자가 31일 내놓은 통합 리모컨(모델명:PR-2000?사진)을 두고 업계가 하는 얘기다. 이 제품은 최대 17개 전자제품의 리모컨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것. 리모컨 하나로 집 안의 모든 가전제품을 컨트롤할 수 있는,말하자면 '만능 리모컨'이다. 이 제품이 '이건희 리모컨'으로 불리는 것은 이건희 회장이 지난해 7월 삼성전자 수원사업부와 서울 중구 태평로 본사에서 열렸던 선진 제품 비교전시회를 둘러본 뒤 "리모컨을 개선하라"고 지시한 이후 1년여의 산고 끝에 나온 야심작이기 때문. 당시 이 회장은 "전자제품의 수가 많아져 제품별로 다른 리모컨을 사용하는 것이 번거로운 데다 단추의 수가 너무 많고 기능도 복잡하다"고 지적했었다. 이번에 출시한 제품은 TV는 3대까지,VTR와 DVD는 각각 2대까지 제어가 가능하다. 에어컨 캠코더 DVD콤보 DHR(DVD 하드디스크드라이버 리코더) 콤보시어터 DVD리시버 AV리시버 위성수신기 셋톱박스 등도 간단한 조작으로 제어할 수 있다. 게다가 삼성전자 제품이 아니어도 제어가 가능하다. 제조업체 코드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최대 8개 제품을 통합 리모컨 내에 수용할 수 있다. 감각적이고 세련된 슬림형 스타일의 디자인과 함께 사용자 편의를 고려해 넓은 LCD 표시창과 한글 메뉴를 채택했다. 다만 단점이 있다. 리모컨을 잃어버리면 모든 가전제품의 제어는 수동이 될 수밖에 없다. 가격은 15만원대.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