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가벼운 운동ㆍ샤워…잠이 '스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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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끝나고 찜통 더위가 시작됐다.
낮의 열기가 밤으로 이어지는 열대야 현상으로 인해 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 원인은 외부 온도가 높아지면서 체내의 온도조절 중추신경이 흥분해 각성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열대야를 피하기 위해 한밤에도 강가나 공원이 북적대고 있다.
그러나 더위를 피하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열대야가 계속되면 생체 리듬이 깨지고 자칫 건강을 해치기가 쉽다.
열대야를 이겨내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지 알아본다.
도움말=을지대학병원 수면클리닉 유제춘 교수
◆도심이 열대야 더 심하다=열대야란 여름철 밤기온이 섭씨 25도 이상일 때를 말한다.
사람 자동차 공장 등이 뿜어내는 엄청난 인공 열은 한여름의 수은주를 끌어올린다.
빌딩 아스팔트와 같은 인공구조물은 한 낮에 열을 흡수해 두었다가 밤에 뿜어낸다.
대기 오염으로 발생한 이산화탄소는 공기 중에 떠다니면서 대기 밖으로 방출시켜야 하는 열기를 그대로 붙잡아둔다.
이런 이유로 도시 지역의 기온이 주변보다 높아지는 '열(熱)섬 현상'이 일어난다.
열대야가 농촌지역보다 도시에서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열대야 증후군=열대야에 시달린 다음날 아침은 웬지 잠을 잔 것 같지 않고 피곤하다.
온몸이 무겁고,낮에는 꾸벅꾸벅 졸거나 두통 소화불량 등을 호소하게 된다.
날이 덥다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새는 게 아니라 쾌적하지 못해 깊이 잠들지 못한다.
특히 꿈을 꾸면서 깊은 수면을 취하게 되는 단계인 렘(rem) 수면이 줄게 된다.
밤잠을 설쳤다고 늦잠을 자면 생체 리듬이 깨져 불면의 밤은 계속 이어진다.
한번 뒤틀린 생체 리듬은 열대야가 없어지더라도 곧바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한동안 피로감 짜증 무기력 두통 식욕부진 등이 나타나면서 일의 능률이 떨어진다.
작업장에서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졸리면 자야한다=열대야로 인한 불면증에서 벗어나기 위한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실내 온도를 낮추는 것이다.
그러나 냉방기기를 밤새 켜놓으면 실내 습도가 30∼40%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호흡기 점막이 말라 감기에 걸리기 쉽다.
선풍기 바람을 직접 쐬면 두통 체온저하 질식 등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벽 쪽을 향하게 해서 1∼2시간만 켜놓는 것이 좋다.
잠자리에 들기 전 샤워로 체온을 떨어뜨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샤워를 할 때는 더워진 몸을 식힌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한다.
숙면을 위해 술을 마시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잠자리에 누워 10∼20분이 지나도 잠이 들지 않을 때는 애쓰지 말고 일어나 TV나 책을 보다가 졸음이 느껴질 때 다시 잠자리에 드는 게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신자세라 할 수 있다.
더위를 이겨내겠다고 마음 먹으면 몸도 더위에 쉽게 적응하지만,쉽게 짜증을 내거나 시원한 것만 찾게 되면 자율신경계가 다시 혼돈상태에 빠져 체온조절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불면의 악순환,어떻게 탈출할 것인가=무엇보다 중요한 건 규칙적인 생활습관이다.
규칙적인 생활은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고 그로 인해 무더운 여름에도 생체 리듬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적당한 운동과 고른 영양 섭취,절제된 생활만이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같은 시간에 기상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흰 쌀밥보다는 국수나 잡곡 비타민이 많은 야채와 과일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신선한 우유나 두부 같은 콩으로 만든 음식도 더위를 견디는데 도움을 준다.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는 것도 권할만한 방법 가운데 하나다.
샤워를 하면 피부가 뽀송뽀송 해지면서 체온이 내려간다.
초저녁의 적당한 운동도 도움이 된다.
운동을 하면 당장은 체온이 올라가지만 서서히 체온이 내려가면서 수면을 취하기 좋은 상태로 된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