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외자유치국인 중국이 주요 해외 투자국으로도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10여년간 미국 동남아 등에 대한 투자를 연 평균 28%씩 늘려와 해외투자 증가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로 떠올랐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일 보도했다. 중국이 지난 한햇동안 해외에 투자한 규모는 23억달러로 20여년 전인 지난 82년(3천7백만달러)의 62배 수준을 넘어섰다. 중국의 해외투자 총 규모는 2백76억달러로 미국(1조3천8백억달러)이나 독일(5천1백30억달러)에 비하면 '마이너리그'에 불과하지만 그 증가세는 가파르다는 것이다. 선전의 산지오우중약그룹이 일본시장 진입을 위해 지난 7월초 일본 토아제약을 인수한 게 대표적 사례다. 장둥팡(BOE)테크놀로지는 올초 한국 하이닉스로부터 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사업부문인 하이디스를 3억8천만달러에 인수해 한국 및 일본과 경쟁할 수 있는 첨단기술을 얻었다. 중국해양석유는 자원확보의 일환으로 지난 5월 3억4천만달러를 투자해 호주 천연가스 프로젝트 지분 25%를 취득했다. 중국 기업들은 대부분 해외투자시 직접 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을 취했지만 M&A(인수 및 합병)를 통해 진출하는 사례도 차츰 늘고 있다. 독일 롤랜드버거전략자문 베이징법인의 우치 부총경리는 "중국 기업은 시장 기술 자원 등을 얻기 위해 해외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특히 중국 정부가 외환의 유출입 제한을 완화하면 M&A가 중국 해외투자의 주요 경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외투자 지역도 지금까지는 미국 동남아 등지에 집중해 왔지만 최근들어 유럽으로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신화통신은 "영국에 투자한 중국기업은 지난 1년 동안 22개가 늘어 3년 전(50개)의 3배 수준인 1백50개에 이른다"며 "아시아 국가 중 일본 다음으로 영국에 가장 많이 투자한 나라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독일의 경우도 중국의 간판 가전업체인 TCL이 지난해 현지업체인 쉬나이더에 8백만달러를 투자,지분일부를 인수했다. 중국은 넘치는 달러 때문에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자국기업의 해외투자를 적극 유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중국의 해외투자는 보다 가속화될 전망이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