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휴가철이후 증시방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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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내외 증시에서 최대 관심사는 여름휴가철이 끝난 후 대세상승기가 올 것인가 여부다.
특히 미국증시에서 이와 관련된 논란이 두드러지는 것은 시장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데다 미국주가 향방에 따라 세계증시가 좌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증시를 긴 안목에서 되짚어보면 지난해 3·4분기 미국기업들의 실적이 발표된 이후 추세적으로 상승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주가는 30% 이상 급등해 지난 2000년 이후 실종됐던 대세상승기가 3년 만에 오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재 월가에서는 낙관론과 신중론이 맞서고 있다.
무엇보다 증시의 기초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점이 낙관론의 근거다.
미국경기는 올들어 발표된 모든 경제지표 중에서 나쁘지 않은 지표가 나쁜 지표보다 약 3배가 많을 정도로 회복신호를 보내고 있다.
미국기업의 실적도 지난해 3·4분기 이후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반면 신중론자들은 경기적인 면에서 아직까지 고용사정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점을 중시한다.
경기의 버팀목인 민간소비 회복이 불투명하고 경제외적으로 불확실한 변수가 많기 때문에 성급한 대세상승 논의는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앞으로 미국증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 문제를 요즘 월가에서 주가예측이론으로 각광받고 있는 조지 소로스의 자기암시가설을 토대로 살펴본다.
먼저 이 이론의 골자를 정리하면 이렇다.
어떤 국가의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 이때 주가는 실제 경제여건보다 더 낮게 형성된다(AB).경기침체로 투자자들의 심리가 '비관'쪽으로 쏠리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기 때문이다.
일정시간이 지나면 투자자들 사이에는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는 견해가 나오기 시작한다.
점차 투자심리도 낙관쪽으로 옮겨오면서 주가상승 속도가 경제여건 개선속도보다 빨라지는 1차 소(小)상승기를 맞는다(BC).
이 추세가 지속되면 주가 상승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면서 낙관쪽으로 몰렸던 투자자들의 쏠림현상이 흐트러진다.
결국 향후 주가에 대해 낙관론과 비관론이 얽히면서 맴돌이(조정)국면을 맞게 된다(CD).이때 경기와 기업실적이 뒤따라오느냐가 중요하다.
만약 경기와 기업실적이 뒤따라오면 투자자 심리가 재차 낙관쪽으로 쏠리면서 주가가 1차 소상승기보다 더 오르는 2차 상승국면을 맞게 된다(DE).물론 이때는 악재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시장 자체적으로 흡수해 주가흐름에는 장애요인이 못된다.
마지막으로 어느 순간 거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한동안 낙관쪽으로 쏠렸던 투자자들의 심리가 흐트러지면서 재차 맴돌이 국면을 맞는다(EF).
이 상황에서 경기와 실적이 뒤따라오면 3차 소상승기를 맞게 된다.
반대로 경기와 실적악화가 지속될 경우 투자자들의 심리가 비관쪽으로 쏠리면서 주가는 실제 경제여건보다 더 떨어지는 과잉조정 국면에 직면한다(FG).
이번 경기순환과 주가흐름을 기준으로 한다면 9·11테러 사태 이후 1차 소상승기와 1차 맴돌이 국면을 끝낸 미국증시가 그동안 2차 상승국면에 진입하지 못한 것은 미국기업들의 분식회계와 이라크전쟁이 잇따라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런 장애요인이 마무리되고 경기회복과 기업실적이 개선됨에 따라 대세상승 국면이 올 것인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것이 요즘 월가의 분위기다.
국내증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최근 미국증시와의 동조화 추세가 심해지는 점을 감안하면 일단 미국주가가 상승하는 것만으로 국내증시 분위기를 호전시키는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
증시 주변여건은 시중자금의 향방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정책적으로도 현 정부가 하반기를 기해 국정 운용기조를 '경제살리기'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있는 데다 시중자금을 증시쪽으로 유입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국내증시는 완만한 상승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경기와 기업실적과 같은 지표가 개선될 때까지 주가변동폭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